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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말레이시아 ‘왕’ 너무 많아 등골 빠지겠네

등록 2007-04-29 18:10수정 2007-04-29 19:38

투안쿠 미잔 자이날 아비디 말레시이아 13대 국왕(가운데)이 26일 쿠알라룸푸르의 왕궁에서 열린 즉위식에서 답례하고 있다. 오른쪽은 누르 자히라 왕비, 왼쪽은 압둘라 바다위 총리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
투안쿠 미잔 자이날 아비디 말레시이아 13대 국왕(가운데)이 26일 쿠알라룸푸르의 왕궁에서 열린 즉위식에서 답례하고 있다. 오른쪽은 누르 자히라 왕비, 왼쪽은 압둘라 바다위 총리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
왕실 9개 5년마다 번갈아 즉위식
말레이시아 13대 국왕인 술탄 미잔 자이날 아비딘(45)이 26일 즉위했다.

국가 공휴일이 선포된 이날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왕궁에서는 호화로운 즉위식이 열렸다. 예포가 발사되고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황금과 루비 등으로 장식된 옷을 입은 미잔 국왕은 황금 코란에 입을 맞춘 뒤 “이슬람을 수호하고 평화를 유지하겠다”고 선서했다.

말레이시아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국왕을 ‘선출’해 교체하는 국가다. 말레이시아는 1957년 영국 식민통치에서 독립할 때부터 9개 왕실을 유지하면서 5년마다 한번씩 국왕을 교체하는 시스템을 채택했다. 13개 주 가운데 9개 주를 각 지역의 왕(술탄)이, 4개 주는 주지사가 다스린다. 이들이 모인 ‘통치자위원회’에서 5년마다 9명의 왕 가운데 국왕을 선출한다.

역대 국왕중 두번째로 젊은 미잔 신임 국왕은 풍부한 석유·가스 자원을 가진 북동부 뜨렝가누주의 술탄이며, 영국 군사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뛰어난 승마 솜씨와 골프를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하다.

말레이시아 국왕은 ‘(다수 인종인) 말레이족의 권리와 이슬람, 말레이어의 수호자’이며, 군대 총사령관과 이슬람 수장의 역할을 맡고 있다. 또 총리의 조언을 받아 주지사와 검찰총장, 경찰총장 등을 임명한다. 국왕은 말레이인들 사이에 큰 존경을 받고 있지만, 많은 왕과 왕실을 국민의 세금으로 부양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앙 정부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국왕과 직계가족을 부양하고 궁전을 유지해야 한다. 1억1700만달러를 들여 새 궁전도 짓고 있다. 이 예산을 어떻게 집행했는지에 대해선 의회의 조사나 승인을 받지 않는다. 얼마를 집행했는지도 기밀이어서 공개되지 않는다. 이와 별도로, 왕이 있는 9개 주에서는 지방 정부가 왕과 왕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야당인 민주행동당의 국회의원 림 키트 시앙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며 “정부가 왕가에 지출하는 비용을 투명하게 집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왕실이 매년 세금 사용액을 공개하는 영국의 경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매년 7400만달러 정도의 국민 세금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비시>는 보도했다.

일부 왕족들이 살인, 납치 등 범죄와 파산 스캔들을 일으키면서 왕실의 권위가 추락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93년 조호르주의 왕이 스포츠 코치를 폭행한 사건이 일어나자, 당시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는 왕족의 기소 면책 특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국왕을 모욕하거나 불만을 선동하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돼 있으며, 왕실 제도에 대한 공개적 토론은 여전히 민감한 문제로 남아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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