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셔츠’ 군사지도자 피격뒤 긴장고조…시위대 5명 사망
타이 군이 14일(현지시각)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 정부 퇴진을 요구하며 두달 넘게 농성중인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해 시위대 등 5명이 숨지고 81명 이상이 다쳤다. 전날 시위대의 대표적 강경파인 카띠야 사왓디폰 육군 소장이 머리에 총격을 당해 혼수상태에 빠진 사건을 계기로 타이 정국은 다시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비상사태령이 2개 지역에서 전국 17개 지역으로 확대된 가운데, 미국과 일본, 영국, 네덜란드 방콕 대사관은 안전을 위해 폐쇄조처에 들어갔다.
라차쁘라송 거리를 점거하고 있는 반정부 시위대인 일명 레드셔츠 진압을 위해 이날 오후 타이 군은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수안룸 야시장 인근 방콕 중심가에 고무총탄과 최루탄을 쏘며 진입했다. 애초 미국과 일본 대사관 근처의 좁은 지역에서 시작한 군과 시위대의 충돌 범위는 정오를 넘어서면서 점점 확대됐다. 레드셔츠의 사수대원을 포함해 최소 5명이 숨졌고, 시위를 취재하던 <프랑스 24> 텔레비전 기자 1명과 타이 기자 2명 등 기자 3명이 총상을 입었다. <프랑스 24> 기자는 3발 이상의 총탄을 맞아 중상을 당했다.
<로이터> 통신은 타이 군이 진압 과정에서 실탄도 쏘았다고 전했다. 군은 실탄 사용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지만, 시위대가 군경에 대해 총을 발사할 경우 군경도 자위권 차원에서 실탄을 발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타이 군은 “강제 해산 작전은 아니며, 시위대가 협상장에 나오게 하기 위해 취하는 조처”라고 밝혔다.
레드셔츠 시위대도 타이 군의 물대포차를 탈취하고, 경찰 버스와 자동차 타이어에 불을 붙이며 맞섰다. 바리케이드 안에서 죽창을 들고 군에 폭죽을 쏘며 군을 교란했다. <에이피>(AP) 통신은 방콕이 “준전시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달 25명이 숨졌던 상황 재현이 우려되는 가운데, 레드셔츠 지도자들은 “아피싯 총리가 이미 내전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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