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규모 6.9의 지진 발생 이후 구조와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휴양지 롬복섬에 9일 또다시 강력한 여진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은 이날 오후 1시25분께 롬복 북서부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나흘 전 지진 발생지와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이 지진의 규모를 5.9, 진원 깊이는 10㎞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여진으로 건물 여러 채가 무너졌다고 전했다. 강진의 여파로 지반이 약해진 데다, 한창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던 대낮에 발생한 일이어서 추가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이 지역에선 지난달 29일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한 뒤 최소 355번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6일 밤 11시50분께는 롬복 옆 길리섬과 승기기섬 사이에서 규모 5.2, 7일엔 롬복 북서부에서 규모 5.4의 여진이 잇달았다. 앞으로 2주 정도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9일 인도네시아 롬복 북쪽 지역에서 한 남성이 나흘 전 발생한 지진으로 완전히 무너진 집을 바라보고 있다. 롬복/AP 연합뉴스
5일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크게 늘었다. 9일 현재 사망자 수는 애초보다 3배 넘는 347명으로 집계됐다고 인도네시아 국영 <안타라> 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군, 국가수색구조대, 롬복섬 당국이 발표하는 사망자 수가 서로 달라 혼란을 키우고 있다. 인도네시아 재난관리국은 사망자가 381명이라는 보고가 있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완 아스마라 북롬복 재난관리청장은 카양안에서 171명, 바얀에서 11명, 탄정에서 54명, 페메낭에서 57명, 강가에서 54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곳들은 모두 롬복 북서쪽 산악 지대다. 구조 당국이 여전히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주검을 찾고 있는 데다, 마을이 완전히 붕괴된 곳엔 접근이 어려워 사망자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집계된 부상자수는 1400여명, 이재민은 16만명에 달한다. <가디언>은 부상자들이 지진 트라우마 탓에 병원 건물 안에서 수술이나 치료를 받는 것마저 꺼린다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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