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유에스에스 벙커힐이 ‘항행의 자유’ 작전 일환으로 지난 4월7일 말레이시아 공군 전투기와 함께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남중국해 해상에서 합동훈련을 벌이고 있다. 미 해군 제공
중국이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하는 해역에 진입하는 외국 선박에 대해 사전 신고제를 시행하자, 미국이 ‘항행의 자유’ 침해라고 정면 대응할 뜻을 밝혔다.
2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보도를 종합하면, 존 서플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중국의 제도 시행에 대해 “어떤 연해국의 국내 법과 규칙도 국제법이 보장한 선박과 항공기의 자유로운 항행권을 침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동·남중국해 일대에서 일본·베트남·말레이시아·필리핀 등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다.
서플 대변인은 “일방적이고 불법적으로 영유권 주장을 강제하는 것은 항행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자, 자유롭고 제약없는 교역을 가로막아 연해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처사”라며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키겠다는 미국의 확고한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동·남중국해 공해상에서 진행해온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뜻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핵심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다. 국력의 차이와 관계없이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며 “우방국·동맹국과 함께 중국의 불법적이고 과도한 영유권 주장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해사국은 지난달 말 ‘해상교통 안전’을 내세워 자국의 영해로 규정한 동·남중국해 등 영유권 분쟁 수역에 진입하는 외국 선박에 대해 사전 신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제도를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신고 의무 대상에 잠수함과 핵추진함 등을 포함한 민간 선박뿐 아니라 군용 함정까지 염두에 둔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다만 중국 쪽은 신고 의무 위반 행위에 대해 “법과 규정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만 언급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국이 2013년 동중국해 일대 상공에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항공당국은 자국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는 외국 항공기에 사전 통보를 요구했지만, 미국 등이 이를 위반해도 별다른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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