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중국 상하이 훙차오역에서 방역요원이 건강상태 확인을 위해 승객들에게 휴대전화로 큐아르 코드를 스캔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상하이/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이 한국 등 다른 국가처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형태로 방역정책을 바꿀 경우 하루 최대 신규 확진자가 최대 63만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확인한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 속에 나온 주장이어서 눈길을 끈다.
28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베이징대 소속 수학자 4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전날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주보>에 실은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중국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특단의 대책 없이는 의무 격리 등 출입국 제한를 포함한 강력한 방역 조처를 해제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에선 신규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인근 지역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확진자 발생 주거단지는 위험지역으로 지정해 봉쇄 관리에 들어간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지역 주민에 대해선 지방정부 차원에서 이동 제한 조처를 내리기도 한다.
지난해 3월 이후 지금까지 관광비자 발급 중단을 비롯해 필수 인력을 제외한 외국인 입국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또 수도 베이징에선 외국 입국자는 국적이나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3주간 지정된 시설에서 격리를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산발적인 코로나19 유행세가 지속되면서,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와 공존하기: 예측과 관점’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미국·영국·이스라엘·스페인·프랑스 등 5개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중국이 이들 국가와 같은 단계적 일상회복 조처로 이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인구밀도 등을 바탕으로 예측했다. 비교 시점은 지난 8월로 비교 대상 5개국 모두 이미 중국(54%)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은 상태였다.
연구팀 예측 결과, 중국이 미국과 같은 방역 정책을 적용하면 하루 신규 확진자가 63만7155명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말 현재 미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5만98명을 기록했다. 또 중국이 영국과 프랑스와 비슷한 방역 정책을 적용하면 하루 신규 확진자가 각각 27만5793명과 45만4198명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예측 결과는 중국이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옮겨갈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며 “일부 서구 국가들의 주장처럼 백신 접종률을 높여 집단 면역을 이루는 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짚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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