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오른쪽)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가운데)과 함께 8일 열린 스키 프리스타일 여성 빅에어 종목 결선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중국 고위층에게 장기간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한 직후 ‘신변 이상설’에 휩싸였던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베이징 겨울올림픽 경기를 관람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펑솨이는 외신 인터뷰에서 성폭행 피해를 다시 한번 부인했다.
8일 <에이피>(AP) 통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펑솨이는 이날 스키 프리스타일 여성 빅에어 종목 결선 경기에서 미국 태생 중국 선수 에일린 구(19)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바흐 위원장과 함께 경기장에서 함께 관람했다. 지난 2014년 여성 테니스 복식 세계 랭킹 1위를 기록했던 펑솨이는 올림픽에 세 차례 출전한 바 있다.
통신은 “펑솨이는 바흐 위원장과 30분 남짓 경기장에서 출전 선수들과 대화도 나눴다”며 “바흐 위원장은 펑솨이가 이날 경기 관람 직후 격리에 들어간 뒤 올림픽 기간 운영되는 이른바 ‘폐쇄루프’에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올림픽 참가 선수단과 임원, 관람객 등은 외부와 차단된 ‘폐쇄루프’ 안에서만 생활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쪽은 펑솨이가 지난 5일 바흐 위원장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으며, 이 자리에서 현역 선수 은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펑솨이는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1기(2013~2018년) 당시 권력 서열 7위였던 장가오리(75) 전 국무원 부총리한테 장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직후 외부와 연락이 끊기면서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그는 이후 몇 차례 언론과 만나 “성폭행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평솨이는 전날에도 프랑스 스포츠 전문매체 <레퀴프>와 한 인터뷰에서도 성폭행 의혹과 신변 이상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어떤 식으로든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한 적 없다”며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글은 자진 삭제했으며, 더는 그 의미가 왜곡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올림픽위원회가 이날 인터뷰를 주선했으며, 위원회 관계자가 함께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것으로 전해져 펑솨이 관련 의혹을 완전히 걷어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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