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징징(27)
외국선수에 비하 발언
툭하면 경기장서 소란
‘안하무인’ 자성론 일어
툭하면 경기장서 소란
‘안하무인’ 자성론 일어
“캐나다의 그 뚱보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의 ‘다이빙 황후’ 궈징징(27·사진)이 최근 오만방자한 언행으로 구설에 올랐다. 지난달 24~26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6회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강장 강력한 경쟁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와 캐나다의 두 선수를 꼽으면서 캐나다 선수를 ‘팡즈’라고 호칭했다. ‘뚱보’라는 뜻의 이 말은 중국인들도 함부로 쓰지 않는 비속어다.
그는 대회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안하무인격인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회견 내내 고개를 숙이고 붉은색 실로 옥구슬을 꿰는 데 정신을 팔았다. 처음엔 그가 손톱을 다듬는 줄 알았던 내외신 기자들은 얼마 뒤 그런 사실을 알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를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중국 매체들조차 “중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은 실력을 기르기에 앞서 예절부터 배우라”고 질책했을 정도다.
중국 대표선수들의 무례함은 나라 밖에서도 곧잘 도마에 오른다. 배드민턴 세계 랭킹 1위인 린민은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국 선수와 단식 결승전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판정이 내려지자 심판에게 달려가 거칠게 항의했다. 그는 한국팀 코치에게도 라켓을 집어던지며 난동에 가까운 소란을 피웠다. 이 바람에 경기장은 한동안 아수라장이 됐다. 그에게 라켓 공격을 받은 한국팀 코치는 중국인이었다.
지난달 충칭에서 폐막한 동아시아축구대회는 중국 대표선수들의 이런 볼썽 사나운 스포츠 예절을 한데 모은 종합세트였다. 한국과 여자축구 경기에선 퇴장당한 선수가 코너킥을 방해하고, 일본과의 남자축구 시합에선 수비수가 손을 휘둘렀다. 겨우 세 차례의 시합에서 17개의 옐로카드와 2개의 레드카드를 받은 중국 남자팀은 결국 1만4500달러의 벌금을 내야하는 처지가 됐다.
그들의 경박한 스타 의식과 승리에 대한 집착이 스포츠의 순수성을 해친다는 자성론도 적지 않다. 국제사회가 수단 다르푸르 사태나 미얀마 민주화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을 베이징 올림픽과 연관시키면, 중국은 올림픽을 정치화하지 말라고 쏘아붙인다. 그렇지만 스포츠의 순수성을 해치는 적은 중국 안에도 존재한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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