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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한족에 땅 뺏긴 ‘망국의 한’…경제권 상실에 불만 커져

등록 2009-07-08 14:36수정 2009-07-08 15:34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우루무치 거리에서 7일 건장한 한족 청장년들이 곤봉과 삽 등으로 무장한 채 어디론가 떼지어 몰려가고 있다. 중국 공안경찰은 이날 위구르족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거칠게 반발하는 수천명의 한족 시위대를 최루탄을 쏘아 해산시켰으나 현지의 민족 갈등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우루무치/AFP 연합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우루무치 거리에서 7일 건장한 한족 청장년들이 곤봉과 삽 등으로 무장한 채 어디론가 떼지어 몰려가고 있다. 중국 공안경찰은 이날 위구르족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거칠게 반발하는 수천명의 한족 시위대를 최루탄을 쏘아 해산시켰으나 현지의 민족 갈등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우루무치/AFP 연합
신장지역 경제성장에도 위구르족 이주노동자 생활
이슬람 통제도 뇌관…중 “국외 독립세력이 시위주도”
위구르족 분리독립운동 왜?

위구르족들은 자신들의 땅이 ‘한족의 땅’이 돼버렸다는 한을 마음에 품고 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지금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지역에 있던 위구르인들의 국가 동투르키스탄을 굴복시키고, 이 지역을 중국 영토로 다시 편입시켰다. 이후 우루무치와 투루판 등 신장 내 주요 도시로는 한족 인구가 물밀 듯 밀려들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한족 인구는 1953년 50만명도 되지 않았으나, 현재는 800만명을 넘어섰다. 내지에서 신장으로 밀려든 한족들은 상권 등 경제권을 장악했고, ‘이등 국민’으로 전락했다고 느끼는 위구르인들의 상실감과 불만을 키우고 있다. 우루무치 출신의 22살 위구르족 히슬랏은 최근 <알자지라>에 “예전에는 일자리를 찾기 쉬웠다고 한다”며 “지금은 (고용주들이) 모두 한족만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신장의 경제성장률도 높아지고 있지만, 위구르족들은 생활이 오히려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고향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위구르족 젊은이들은 중국 내지의 다른 지역에서 이주노동자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유혈시위의 도화선이 된 광둥성 공장의 위구르족-한족 노동자 충돌에서 희생된 위구르족 2명도 이런 사람들이다. 중국 정부는 서부대개발을 통해 신장 지역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많은 위구르족들은 한족 이주가 더욱 늘고 더 많은 신장의 자원이 다른 지역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반박한다.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이 믿는 이슬람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는 것은 위구르 분리독립 운동의 뇌관이 되고 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안의 모스크는 1949년 중국 통합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며 “중국 정부는 18살 이하 미성년자가 모스크에서 예배를 보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고 <신장, 중국 북서부 이슬람>의 지은이 마이클 딜런은 말한다. 중국 정부는 이슬람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슬람 교육기관 마드라사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 소련이 해체되면서 위구르족들과 종교·문화·민족적으로 매우 가까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이 잇따라 독립하자 위구르족 분리독립 움직임이 강해질 것을 우려해 위구르 종교와 문화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부시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들고 나오자, 중국 정부는 이를 적극 지지했다. 이를 통해 위구르 분리주의 단체인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을 테러단체로 지정했고, 테러 방지를 명분 삼아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대대적 검거·진압 작전을 계속해 왔다.

중국 정부는 이번 시위에 대해서도 지난해 3월 티베트 라싸의 시위 사태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시위대의 폭력성과 한족의 피해를 강조하고, 국외 분리독립 세력이 시위의 배후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사태의 주모자로 지목한 레비야 카디르는 “이번 시위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중국 정부의 주장을 일축했다.


[%%TAGSTORY1%%]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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