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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시진핑에 감사” 제안했다가 뭇매맞은 우한시 당서기

등록 2020-03-10 18:08수정 2020-03-11 02:33

누리꾼 “황당하다” 비난 여론 비등하자
“시민이 영웅”…‘감사 교육’ 계획 철회
지난 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경증 확진자 임시 수용시설(생활치료센터 격)에서 환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되면서 한때 가득찼던 시설이 군데군데 비어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 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경증 확진자 임시 수용시설(생활치료센터 격)에서 환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되면서 한때 가득찼던 시설이 군데군데 비어있다. AFP 연합뉴스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당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공산당 지도부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 교육’을 준비하다가,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이를 철회했다.

10일 <로이터> 통신 등을 종합하면, 왕중린 우한시 공산당 서기는 지난 6일 방역 관련 회의에서 “우한 시민은 영웅적이고 감사를 표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체 시민과 당원들이 (시진핑) 총서기와 당에 감사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의 말에 귀 기울이고, 당의 방식을 따르면 강력한 긍정적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실이 9일 현지 관영 <장강일보> 등을 통해 보도되자, 중국 누리꾼들은 “코로나19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는데, 관련자에게 책임도 묻지 않고 ‘감사 교육’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황당하다”며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코로나19를 처음 경고한 뒤 환자를 돌보던 의사 리원량이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라고 전했다.

후베이성 작가협회장을 지낸 우한 거주 작가 팡팡은 소셜미디어에 “당국은 오만한 태도를 버리고, 우한에서 숨진 수천명의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먼저 감사해야 한다. 그다음은 봉쇄된 채 40일이 넘도록 실내에서 버텨온 우한 시민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들이 없었다면 코로나19를 진정시킬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여론의 반발이 심상치 않자, 왕 서기의 발언이 소개된 관영 매체 기사가 삭제됐다. 우한 당국도 ‘감사 교육’ 계획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앞서 잉융 후베이성 당서기도 지난 8일 방역 현장을 둘러본 뒤 “우한은 영웅의 도시이며, 우한 시민도 영웅이다. 우한 시민이 보여준 불굴의 의지에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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