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코로나 재확산 비상…방역 당국 “유럽형 바이러스”

중 수도 베이징, 코로나19 지역사회 전염 확산
14일에도 신규 확진 36명… 신파디 도매시장 주변 봉쇄
인근 주민 전수조사·주변 학교도 등교 중단
방역당국 “염기서열, 유럽형 바이러스와 유사” 강조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다시 시작된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15일 확진자 발생으로 봉쇄식 관리에 들어간 한 주거단지 들머리에 마스크를 쓴 경찰과 경비요원들이 배치돼 출입자 통제를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전염으로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방역당국이 집단감염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봉쇄식 관리와 전수 핵산검사 등 대응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15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집계 결과, 전날 하루 중국에선 외국에서 역유입된 사례(10건)을 포함해 신규 확진자가 모두 49명 나왔다. 이 가운데 36명이 베이징에 집중됐다. 최초 집단 감염 발생지인 베이징 남부 펑타이구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 발 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방역당국도 발빠르게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방역 당국은 신파디 시장 인근지역 거주민 4만6천여명에 대한 핵산검사를 위해 24개 검사센터를 설치해 전날 오후 2시까지 모두 2만9천여명의 검사용 샘플을 채취했다. 이 가운데 1만2973명은 음성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신파디 시장과 관련해 확진환자가 나온 하이옌구 위취안 시장 주변 10개 주택단지도 이날부터 봉쇄식 관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 주민은 당분간 자가 격리에 들어가며, 코로나19 진단 검사도 받게 된다. 위취안 시장 부근 초중고등학교는 졸업반을 제외한 모든 학년의 등교도 이날부터 잠정 중단했다.

바이러스 유입 경로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으면서, 베이징시 각 구 정부는 6월1일 이후 신파디 시장에 다녀왔거나, 시장 관계자와 접촉한 주민들의 자발적 등록과 진단 검사를 독려하고 있다. 베이징 최대 농수산물 유통센터인 신파디 시장이 폐쇄되면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탓인지 주말부터 일부 슈퍼마켓 신선식품 매대는 채워놓기 무섭게 텅 비기도 했다. 이날 오전 출근시간 대엔 바이러스 확산 소식에 대중교통 대신 차량을 몰고 나온 이들이 늘면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방역당국이 신파디 시장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분석 결과, 기존에 중국에서 유행한 바이러스가 아닌 유럽에서 역유입된 확진자한테서 검출된 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앞서 베이징 방역당국은 집단감염 발생 초기 “신파디 시장에서 수입된 연어를 자른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방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 인근인 허베이성과 텐진을 비롯해 상당수 지방정부가 베이징 방문 자제령을 내렸고, 산둥·네이멍구·쓰촨성 등지에선 최근 14일 동안 베이징 집단감염 발생지역 방문자에 대해 14일 간 자가 격리를 명했다. 또 광둥·허난·간쑤성 등지에선 신선식품 안전검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