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과 동북부 랴오닝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한 아파트 안에서 핵산검사를 받으려는 주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이 특정 지역 주민을 상대로 전수검사에 나서거나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연말연시 외부 방문을 자제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27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집계 결과, 전날 하루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해외 역유입 사례 10명을 포함해 모두 22명에 이른다. 최근 확진자가 늘고 있는 동부 랴오닝성에서 지역 감염 사례가 7명 나왔고, 베이징에선 해외 역유입 사례 3명과 지역 감염 사례 5명 등 모두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의학전문지 <건강시보>의 보도를 종합하면, 베이징에선 지난 14일 이후 26일까지 모두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홍콩에서 베이징에 도착해 한국 교민 집단거주 지역인 차오양구 왕징 인근의 한 호텔에서 격리를 마친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게 감염 확산의 시작이었다.
이어 18일 해당 확진자의 밀접접촉자였던 호텔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당국은 이튿날 이 호텔 주변을 코로나19 중급 위험지구로 격상했다. 베이징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은 지난 6월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신파디 시장을 중심으로 한 2차 유행이 잦아든 이후 152일 만에 처음이다.
23일엔 시내 중심가 시청구와 외곽지역인 순이구에서 각각 1명씩 확진자가 나왔으며, 이후 이들의 밀접접촉자를 중심으로 확진 판정이 이어졌다. 또 24일엔 순이구에 거주하며 차오양구 왕징 지역의 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2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 여성의 직장이 있는 건물이 일시 봉쇄되고 방역 작업이 진행됐다.
급기야 차오양구 방역당국은 26일과 27일 한국 교민을 포함해 왕징 지역 일대 주민을 상대로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신경보>는 “26일 하루에만 23만4천여명이 검사를 받았으며,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전했다.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5명이 모두 순이구 거주자로 이전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확인되면서, 현지 방역당국은 확진자 거주지를 중심으로 일부 주거단지를 차단하는 등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다. 또 13개 지역에 모두 92개의 임시 검사소를 설치하고 주민 80여만명을 상대로 한 코로나19 전수조사도 벌이고 있다. 방역당국 쪽은 “진단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시민은 외출을 자제하고, 이상 징후가 있으면 곧바로 당국에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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