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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대처’ 꿈꾼 7살 소녀, ‘감세’ 깃발 들고 39년 만에 영국 총리로

등록 2022-09-05 21:23수정 2022-09-06 07:02

보수당 대표 당선으로 새 총리 내정
교육·환경·법무·재무·외교장관 두루 거쳐
대학 한때 진보 정치활동뒤 보수 전향
4일(현지시각) 보수당 총리 후보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이 <비비시>(BBC)와의 인터뷰를 위해 방송국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4일(현지시각) 보수당 총리 후보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이 <비비시>(BBC)와의 인터뷰를 위해 방송국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학교 모의 총선에서 마거릿 대처 역할을 맡았던 ‘7살 소녀’ 리즈 트러스(47)가 진짜 영국 총리가 된다. 39년 만에 대처가 아닌 트러스로 영국을 이끌게 된 것이다.

6일 총리로 취임하는 트러스 새 보수당 대표는 1975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났다. 지난 1일 영국 <비비시>(BBC)는 트러스 대표는 “여러모로 전통적인 보수당원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학과 교수이던 자신의 아버지, 간호사였던 어머니를 “좌익”이라고 묘사한 바 있다. 트러스 대포의 모친은 영국 버크셔 공군기지에 미국이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한 대처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과거 트러스 대표의 이념적 지향 역시 보수보다는 진보 쪽에 가까웠다. 트러스 대표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과 정치학, 경제학을 공부했는데, 재학 초기에 자유민주당을 위한 학생 정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한때 군주제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러스 대표는 대학 졸업 전 보수당으로 전향했다. 그는 대학 졸업 뒤 국제 석유 기업 셸 등에서 회계사로 일했다. 2000년 동료 회계사인 휴 오리어리와 결혼했다. 현재 자녀가 둘 있다.

트러스 대표는 2001년 총선에서 서요크셔 헴스워스, 2005년 서요크셔의 칼더 밸리에서 보수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06년 런던 동남부의 그리니치 구에서 구의원으로 일했고, 2008년에는 중도우파 성향 싱크탱크인 ‘리폼’(Reform)에 몸을 담았다. 2010년 당시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젊은 여성 정치인 트러스를 2010년 총선에서 여성과 소수자를 우대하는 에이-리스트(A-list)를 통해 특별공천했다. 결국 남서부 노퍽주에 공천됐다. 하지만 트러스 대표가 보수당 하원 의원과 몇해 전 바람을 피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수당 선거구 협회는 지지를 거뒀다. 그런데도 경쟁 후보를 1만3천표 이상 따돌리고 승리했다.

하원 의원으로서 2년 동안 일한 뒤 2012년 교육부 장관으로 내각에 입성했고, 2014년 환경부 장관을 맡았다. 테레사 메이 전 총리 시절엔 법무부 장관과 재무부 장관으로 일했다. 2019년 보리스 존슨 총리가 취임한 뒤 국제통상부 장관을, 2021년엔 내각에서 가장 선임 보직에 해당하는 외교장관을 맡았다.

5일(현지시각) 영국 보수당 대표에 당선된 리즈 트러스 차기 총리 내정자가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5일(현지시각) 영국 보수당 대표에 당선된 리즈 트러스 차기 총리 내정자가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러스 대표가 후보 시절 내세운 정책 노선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에너지 위기, 물가 상승 등 영국이 직면한 각종 경제 문제와 관련해 그는 경쟁 후보인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과 달린 취약 계층에 대한 정부 보조금 대신 ‘감세’를 앞세우는 데에 집중했다. 트러스 대표는 애초 민간 영역 임금을 지역 생활비와 연동시키는 안을 내세웠는데, 보수당 원로들이 ‘해당 정책이 런던 밖 수백만 노동자의 임금을 낮출 것’이라고 비판하자 해당 정책을 거둬들였다. 트러스 대표는 애초 브렉시트에 반대하며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를 주장한 바 있지만, 결국 브렉시트 지지 쪽으로 돌아섰다.

트러스 대표는 2010년 당시 다른 보수당 하원 의원들과 함께 쓴 ‘브리타니아 언체인드’라는 책에 나온 내용으로 총리 후보자 토론에서 곤란한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다. <비비시>는 이 책이 영국 노동자를 “세계 최악의 게으름뱅이들”이라고 묘사한 점을 지적했지만, 트러스 대표는 ‘본인이 그 대목을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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