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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포르투갈 가톨릭, 어린이 성폭력 피해자 4815명…“빙산의 일각”

등록 2023-02-14 13:36수정 2023-02-14 13:51

포르투갈의 가톨릭 주교회의 대표인 호세 오르넬라스 주교(가운데)가 13일(현지시각) 리스본에서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리스본/AP 연합뉴스
포르투갈의 가톨릭 주교회의 대표인 호세 오르넬라스 주교(가운데)가 13일(현지시각) 리스본에서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리스본/AP 연합뉴스

지난 70년 동안 포르투갈 가톨릭 교회에서 성폭행 또는 성추행을 당한 어린이 및 청소년이 480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르투갈의 ‘가톨릭 교회 어린이 성폭행 및 추행 조사위원회’(조사위)는 13일(현지시각) 보고서를 내어 1950년부터 성폭행 및 성추행 의혹 사건을 조사한 결과 피해자가 적어도 4815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조사위는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건이 공소시효가 지나 25건만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스스로 피해자라고 밝히고 피해 사실을 진술한 이들은 512명이며, 전체 피해자수는 이들 진술과 각종 자료 등을 토대로 추론해 낸 것이라고 조사위가 덧붙였다.

조사 결과, 이들 피해자가 성폭력 또는 성추행을 당한 시기는 대부분 10대 청소년 초기 시절이었다. 가해자의 77%가 성직자였고 나머지는 다른 교회 관계자였다. 또 피해자의 77%가 피해 사실을 교회에 알리지 않았고, 경찰에 신고한 피해자는 4%에 그쳤다. 피해자는 남자가 더 많았고, 여자는 47%였다.

보고서는 교회 기록에서 발견된 아동 및 청소년 성폭행 및 추행 정보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회 문서들은 이들 성폭행 및 추행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며, 심지어 그 문제를 논의할 때도 그렇게 했고, 이들 문제를 대부분 비공식적으로 다뤘다.

이에 대해 포르투갈 가톨릭 주교회의 대표인 호세 오르넬라스 주교는 성명을 내어 어린이 성폭행은 “극악무도한 범죄”라며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교회가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주교회의는 다음달 3일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각국의 교회 지도자들을 바티칸에 불러 모아 놓고 교회의 성폭력 및 추행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도록 요청한 뒤 4년 만에 이뤄져, 시작부터 때늦은 조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보고서를 낸 조사위는 지난해 포르투갈 가톨릭 주교들의 지시로 구성되어 지난 1년 동안 조사해왔다. 조사위는 바티칸이 교회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조사위는 바티칸의 허가가 지난해 10월 떨어져서 관련 자료 검토에 석 달밖에 쓰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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