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들이 12일(현지시각) 스페인령 그란카나리아섬에 도착해 스페인 해안경비대의 배에서 내리려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으로 가려고 지중해를 건너다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이 한 해 2천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40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어 2019년 이래 50만명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고 시도했고, 이 중 8468명이 지중해에서 숨지거나 실종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유엔 난민기구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런 자료를 얻었다며 이는 “유럽 정부들이 점점 더 강압적이고 불법적으로 종종 폭력적으로 난민의 입국을 막고 도착한 난민을 붙잡아 추방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주민 밀어내기가 스페인과 그리스, 이탈리아에서 모로코, 튀르키예, 리비아, 튀니지의 이주민을 상대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국제법과 유럽연합(EU)의 법 위반이며 박해와 고문, 살해 위협을 받는 곳으로 강제 송환되지 않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마다 몇만 명 또는 몇십만 명이 중동과 아프리카의 전쟁과 가난을 피해 더 나은 삶을 찾아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건너오고 있다. 북아프리카 해안국가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정치적 혼란을 겪는 사이 유럽행을 원하는 이주민들의 집결지 구실을 하고 있다. 유럽 나라들은 최근 리비아 당국과 해안경비대에 이들 이주민이 유럽에 닿지 못하도록 지중해에서 단속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또 유럽 나라들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오는 이주민과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온 이주민에 대해 서로 다른 ‘이중 잣대’로 대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략 이후 우크라이나인이 800만명 넘게 유럽으로 이동하는 것이 허용됐다며 이 가운데 40%가 어린이들이라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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