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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월드컵 결승전 난입 ‘푸시 라이엇’은 누구?

등록 2018-07-16 11:38수정 2018-07-16 14:26

러시아월드컵 결승전 중 경찰 제복 차림 관중 4명 난입
“무분별 체포 그만” 저항 단체 ‘푸시 라이엇’ 성명 발표
2012년부터 푸틴 인권 탄압 정책 비판하며 실형 살기도
’푸시 라이엇’이 공식 트위터에서 공유한 음바페와 한 멤버의 ’하이파이브’ 장면
’푸시 라이엇’이 공식 트위터에서 공유한 음바페와 한 멤버의 ’하이파이브’ 장면
러시아의 펑크록밴드이자 저항 단체인 ‘푸시 라이엇(pussy riot)’이 15일(현지시각) 열린 2018 월드컵 결승전 중 난입한 관중들이 자신이라고 밝혔다.

사건은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결승전 경기에서 일어났다. 프랑스가 2대 1로 앞서가던 후반 7분께, 경찰 제복을 입은 여성 3명과 남성 1명이 양팀 선수들이 모여있던 프랑스 진영을 가로질러 경기장 한가운데로 달려나갔다. 이들은 경기장 보안 요원들에 의해 몇 분 만에 밖으로 끌려나갔고, 경기는 곧바로 재개됐다.

15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결승전 중 경기장에 뛰어든 관중이 끌려나가고 있다. TASS/연합뉴스
15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결승전 중 경기장에 뛰어든 관중이 끌려나가고 있다. TASS/연합뉴스
이들의 모습은 관중 난입을 중계 화면으로 노출하지 않는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원칙에 따라 카메라에는 길게 잡히지 않았다. 경기장 밖으로 끌려나가기까지 짧은 시간 동안 이들 가운데 한 명이 프랑스 대표팀 선수 킬리안 음바페와 두 손을 들어 ‘하이파이브’를 시도해 그 모습이 사진으로 찍히기도 했다.

TASS/연합뉴스
TASS/연합뉴스
‘푸시 라이엇’은 경기 중 “푸시 라이엇 멤버들이 몇 분 전 월드컵 결승전에서 퍼포먼스를 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페이스북에 발표했다. 성명서를 보면, 결승전 경기가 열린 15일은 소련 시절 저항 시인 드미트리 프리고프의 11번째 기일이다. 이들은 러시아 경찰들의 무분별한 체포를 비판하며 △현재 수감 중인 정치범 석방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불법 체포 중지 △정치적 경쟁 허용 등을 요구했다.

2012년 2년형 선고받을 당시 ‘푸시 라이엇’ 멤버의 사진. 페이스북 @PussyRiot 갈무리
2012년 2년형 선고받을 당시 ‘푸시 라이엇’ 멤버의 사진. 페이스북 @PussyRiot 갈무리
여성 펑크록그룹으로 처음 결성된 ‘푸시 라이엇’은 2012년 푸틴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했다가 체포, 구금되면서 처음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스크바 크렘린 궁 인근의 러시아정교회 성당에서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라는 제목의 곡으로 공연했으며, 성당 쪽의 신고로 체포된 뒤 멤버 중 2명이 2년 동안 복역했다 2013년 말 석방됐다. 반정부 구호와 퍼포먼스 만으로 2년형을 선고 받았다는 사실을 두고 체포 당시 미국 등 세계의 유명 정치인과 진보 성향의 연예인들 사이에서 구명 운동이 일어났다. 한국에서도 구명 촉구 성명과 서명이 등장했다. 이 사건으로 ‘푸시 라이엇’이라는 이름은 이후 푸틴의 언론 통제와 인권 탄압의 대표적인 상징 가운데 하나가 됐다.

이들은 월드컵 이전에도 러시아의 국제 스포츠 행사를 푸틴 대통령의 인권 탄압을 공개 비판하는 기회로 삼아왔다. 푸틴의 ‘반(反)동성애법’이 이슈가 됐던 2014 소치동계올림픽 당시에는 이들의 퍼포먼스를 진압하던 러시아 경찰들이 멤버들에게 채찍을 사용하면서 다시 한 번 국제적인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15년 이후에는 영어 노래들을 발표하며 미국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여성혐오 발언 등을 비판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4선으로, 24년 장기집권을 예약하고 있다.

경기 중 난입한 남성과 크로아티아 대표팀 로브렌. TASS/연합뉴스
경기 중 난입한 남성과 크로아티아 대표팀 로브렌. TASS/연합뉴스
‘푸시 라이엇’의 성명서 아래로는 엇갈린 반응들이 댓글로 달렸다. “용기 있다”, “축구 경기보다 인권 탄압에 대해 알리는 게 중요하다”며 이들을 응원하는 내용과 함께 크로아티아의 공격 타이밍에 들어온 데 대한 크로아티아 팬들의 항의도 여럿 등장했다.

경기장에 뛰어든 4명 가운데 한 명과 직접 충돌하기도 한 크로아티아 수비수 데얀 로브렌(29·리버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잘하고 있던 중에 방해가 됐고, 순간 화가 나서 그 남성을 붙잡았다”고 말했다.

TASS/연합뉴스
TASS/연합뉴스
박수진 기자 sujean.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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