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29일(현지시각) 화상 각료 회의에 참가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양산을 시작할까?
타티야나 골리코바 러시아 부총리는 29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방안 논의를 위한 정부 화상회의에서 러시아가 개발 중인 백신 중 두 종류를 9월과 10월에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골리코바 부총리가 언급한 백신 가운데 하나는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감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국방부 산하 제48 중앙과학연구소와 공동 개발 중인 것으로 이르면 9월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골리코바 부총리는 “가말레야 센터 개발 백신은 조건부로 8월에 등록하고, 이후 1600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차례 더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만약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이 발견되면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에 있는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 ‘벡토르’가 개발한 백신은 9월에 임상시험하고 10월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가말레야 센터는 러시아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투자를 받아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이 펀드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의 백신 개발을 지난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사건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안전성 검사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고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미국 제약회사들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3단계를 시작하고 있지만, 일정을 섣불리 장담하지는 못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은 안전한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1년에서 18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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