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서 의료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옥스퍼드대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아동 대상 접종 시험을 중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액이 굳는 현상인 ‘혈전’ 발생의 인과관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일단 영국 당국의 추가적 조사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앤드루 폴러드 옥스퍼드대 교수가 “아동 임상시험 자체에 대한 안전 우려는 없지만, 영국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이하 영국 당국)이 성인에게 보고된 희귀 혈전 발생 사례에 대한 추가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6일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6살부터 17살까지 아동 3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을 진행해왔다. 영국에서 원칙적으로 백신 접종 대상 연령은 18살 이상이다.
영국 당국은 지난 3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1800여만명 중 30명에게 혈전이 발생했고, 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혈전 발생 사례 30건 중 자연발생이 비교적 드문 뇌정맥동혈전증이 22건을 차지했고, 영국 당국은 이 뇌정맥동혈전증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 영국 당국은 그 동안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부작용보다 크다”며 접종을 권고해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6일 영국 체셔에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공장을 방문해 “가장 최선은 사람들이 독립적 기관인 영국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의 말을 듣는 것”이라며 “그들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6일 유럽의약품청(EMA)의 백신 전략 담당자인 마르코 카발레리는 이탈리아 일간 <일 메사제로>와 한 인터뷰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매우 드물게 보고된 특이 혈전증과의 인과 관계가 없다고 말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내 의견으로는 (이 증상이) 백신과 관련이 있다는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유럽의약품청은 유럽연합(EU)의 의약품 규제 기관이다.
카발레리의 말은 지난달 18일 유럽의약품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사이에 전반적으로 연관성이 없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발언이다. 다만, 지난달 18일에도 유럽의약품청은 “혈소판 감소와 관련한 매우 드문 혈전 현상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둔 바 있다. 유럽의약품청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유럽의약품청 안전성위원회는 아직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오는 7일 혹은 8일에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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