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27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 통화정책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라는 이른바 ‘베이비 스텝’을 밟은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로화를 쓰는 유럽 20개국의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은 2일(현지시각)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기준금리를 현행 2.5%에서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해 12월15일 0.5%포인트 인상한 유럽중앙은행이 당분간 비슷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인한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해왔다. 각각 두 차례씩 빅스텝(0.5%포인트)과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을 밟았고 현재 기준금리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2.5%이다.
유럽중앙은행이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인상 폭을 이어갈지 여부를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네 차례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미국이 하루 전인 1일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줄인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가 될 때까지 꾸준히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올해 암울한 경제전망과 국제 흐름을 고려할 때 인상 폭에 대한 고민에 직면해 있다.
유럽중앙은행 내부 위원들 간의 견해는 충돌하고 있다. 매파적 관점을 지닌 고금리 정책 선호론자들은 0.5%포인트 추가 인상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반면, 비둘기파들은 더 작은 규모의 인상 또는 최소한의 변동만을 주장하고 있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0.6%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 1월 8.5%까지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럽 경제에 상당한 압박을 주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이 올여름 약 3.5%까지 금리를 높인 뒤 경기 위축이 예상되는 올 하반기 무렵 점차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경제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금리 정책을 지나치게 예단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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