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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4.9% 추정
내년 미국 경기의 하강은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겠지만 심한 생채기를 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경제대국과 유럽이 단단한 내부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 탄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내년 세계경제는 ‘성장의 재균형화(rebalancing)’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국내총생산 기준)을 올 추정치 5.1%에서 4.9%로 낮춰 잡았다. 스위스투자은행 UBS는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성장률 둔화로 세계의 다른 주요 경제권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 자신의 소비가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미국의 성장률을 2.4%로 예상했다. 올해 추정치 3.3%에서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비즈니스 위크> 내년 신년호는 58명의 예측 전문가 설문을 통해 다소 높은 2.6% 성장률을 내놓았다.
이런 미국의 고전에도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경제대국은 강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중국이 내년 10.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추정치 10.6%와 비슷하다.
<에이피>(AP) 통신은 과잉 투자를 막기 위해 중국이 내놓은 이자율 인상이나 대출 규제 등은 이 나라 활황 경제에 제한적인 영향만 끼칠 것으로 분석했다. 인도 등 아시아 신흥시장들도 점차 중국을 포함한 역내의 무역 비중이 커지면서 성장 탄력을 유지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이 잡지는 인도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성장률은 올해에 비해 미세한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았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앞으로 5년 동안 성장률을 현 8%대에서 9%대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일본은 국외의 수요 하락과 엔화 절상이 예상되면서 올 성장률 추정치 2.8%에서 2%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유로화 단일 통화권)도 살아나는 역내 소비 등을 바탕으로 올 추정치 2.7%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내년에도 2%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유럽중앙은행은 전망했다. 미국 경제 의존도가 줄어든 것도 자신감의 배경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 자일스 모엑은 “아시아와 중·동부 유럽이 지난 7년 동안 유럽의 수출 성장에 미국에 비해 갑절이나 기여했다”고 <에이피>에 말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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