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약세는 용인 분위기
‘엔이 아니라 위안화다!’
9~10일(현지시각) 독일 에센에서 열린 주요 7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가장 뜨거운 화두는 ‘엔 약세’ 였다. 유럽 재무장관들은 엔 약세가 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면서 단단히 별렀다. 하지만 회의가 끝난 뒤 나온 공동성명엔 ‘엔화’는 없고 ‘위안화’만 있었다. 엔 약세보다는 위안화 절상 문제가 시급하다는 미국의 견해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성명은 “특히, 중국과 같이 경상수지 흑자를 대규모로 내고 있는 신흥시장에서는, 필요한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실효 환율을 변화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중국이 시장 움직임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위안화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회의에 앞서 엔 약세를 성토했던 유럽 쪽 참석자들도 일본엔 이해한다는 쪽으로 태도를 누그러뜨렸다. 페어 슈타인브뤼크 독일 재무장관은 “일본은 자국 경제가 회복 단계에 있으며 엔 가치는 이 점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제인 헤지펀드의 투명성 확보에 대해서도 미국 쪽 주장대로 ‘자율 규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성명은 “헤지펀드의 행태는 이 산업의 돌출 정도나 가변성 측면에서 (과거보다) 더 복잡하고 주의를 요구한다”며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7국은 또 세계경제 전망은 대체로 양호하다고 내다봤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우리는 가장 견실하고 가장 긴 경제 확장기 중 한 시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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