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경제

미국 연준, 수도꼭지 틀듯 달러 풀어 ‘불끄기’

등록 2020-03-24 19:08수정 2020-03-25 02:30

연준, 달러 유동성 ‘무제한 공급’ 나서
전문가들 “연준, 최소 4조달러 공급”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3일(현지시각) 달러 유동성 ‘무제한 공급’이라는 미증유의 대책을 코로나19와 맞서 싸우는 ‘제2차 통화정책’으로 내놓았다. 지난 16일 1차로 내놓은 정책금리 ‘제로’ 수단으로는 기업·가계·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에 퍼지고 있는 ‘달러 확보 전쟁’ 불길을 누그러뜨리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도박을 걸듯이 경제 동맥 수혈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은 그동안 양적완화를 발표할 때 자산 매입 규모와 기간을 명시해왔으나 이번에는 둘 다 언급하지 않은 채 “필요한 모든 조처를 동원하고 시장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겠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연준이 “바닥 없는 달러 공급이라는 사상 초유의 정책 실험에 나섰다”고 전했다. 16일 정책금리를 제로로 낮추고 7천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재가동을 발표한 뒤 날마다 400억달러씩 매입에 나섰음에도 달러 확보 전쟁이 더 극심해지자 극단적 처방을 꺼내 든 셈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민간과 공공 부문을 가릴 것 없이 실직과 소득 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모든 조처가 동원돼야 할 때다. 코로나가 진정될 즈음에 경제가 기민하게 회복세로 돌아서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활동 중단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기업·가계·은행 그리고 정부부문까지 월급 지급 등을 위한 달러 현금 수요가 폭증하자, 연준이 수도꼭지를 틀듯이 금융시스템에 현금을 주입하고 나선 셈이다.

경제 분석가들은 이번 조처로 비금융 기업에 지원·공급되는 유동성이 최소 4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제이피(JP)모건 은행의 마이클 페롤리는 “미 의회에서 논의 중인 긴급재정안을 보면 재무부가 연준에 4250억달러를 출자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들어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연준이 약 4조달러의 유동성을 시장에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연준은 이번에 민간 기업의 회사채 3천억달러(신규 발행 및 기존 유통분)를 우회적으로 직접 사들이는 프로그램도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회사채 매입에 따른 연준의 잠재적 손실 위험을 보전해주기 위해 미 재무부는 현금 300억달러를 연준에 제공할 예정이다. 연준은 또 각 주정부의 지방채와 신용카드·자동차·부동산 대출 증권도 사들이기로 했다. 금융시장의 모든 부문에 걸쳐 달러 현금을 공급하는 ‘최후 보루’로 나선 셈이다.

연준의 이번 대책은 미국 전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지난주에 100만명까지 폭증했을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고 곧 400만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발표됐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 2분기에 -24%(연율 환산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하강 때보다 2.5배나 높은 마이너스 폭이다. <에이피>(AP) 통신은 “경제분석가들은 무제한 통화공급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재정화력’을 당장 병행 투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며 “(연준의 이번 발표는) 미 의회에서 2조달러 재정자극 패키지 통과가 계속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를 압박하려는 뜻도 있어 보인다”고 풀이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