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즈강 범람으로 큰 홍수 피해가 발생한 벨기에 리에주에서 시민들이 15일(현지시각) 고무 보트를 타고 대비하고 있다. 리에주/AP 연합뉴스
서유럽 지역의 폭우가 독일에 큰 홍수 피해를 끼친 가운데 피해가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로 확산되고 있다.
지중해에서 유입된 저기압이 독일 등지에 폭우를 쏟으면서 독일과 벨기에에서 적어도 70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홍수 피해는 프랑스에서 기원해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거쳐 바다로 들어가는 뫼즈강 주변으로 번지고 있으며, 16일에도 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된 상태여서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독일에서는 서부 라인란트팔츠주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피해가 집중되면서 적어도 5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만 약 13만5천가구의 전기가 끊겼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통신이 두절됐고, 대부분 피해 지역에서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로이터>는 군인 수백명이 동원돼 탱크로 흙에 덮인 도로와 쓰러진 나무를 치우고, 헬리콥터를 동원해 지붕 위로 대피한 주민들을 구조했다고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홍수 지역에서 너무도 많은 시민들이 겪어야 하는 재앙에 충격을 받았다”며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벨기에 동부 페팽스테르에서는 강이 범람하면서 주택 10여채가 부서졌고, 1천여명의 주민이 대비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벨기에에서만 사망자가 적어도 11명 발생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네덜란드는 뫼즈강 인근 주민 수천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난 24시간 동안 이 지역에 집중된 폭우가 유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지상에 낮게 깔린 저기압대가 벨기에, 네덜란드 서부 지역 등에 폭우를 쏟았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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