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마스크 사용법을 알리는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미국 보건당국이 백신 접종자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지침을 강화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에 따른 것이다.
27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 등 보도를 보면,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이날 전화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전염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을 마쳤더라도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가을 학기부터 초·중·고교에서 학생은 물론 교사와 교직원 등 모든 사람이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는 권고도 내놨다.
이번 권고는 지난 5월 백신 접종자의 마스크 의무를 대부분 해제한 지 두 달 만에 나왔다. 당시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백신 접종자들에게 대중교통이나 병원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권고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이날 “델타 변이의 전파를 예방하고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위험 지역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델타 변이와 관련해 새로운 과학 데이터가 나와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도 지침을 업데이트할 수밖에 없었다”며 델타 변이에 감염된 일부 백신 접종자의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이번 마스크 지침은 권고 사항으로 실제 도입 여부는 각 주와 지방정부가 결정한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지침 변경에 앞서 최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를 비롯한 몇몇 지방정부가 실내 마스크 규제를 다시 도입한 만큼, 상당수 지역이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마스크 지침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최근 델타 변이 유행으로 사망자가 늘고, 백신 접종자들이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 감염’이 늘면서 입장을 바꿨다. 지난주 미국은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48% 급증하고 입원율도 상승하고 있다. 또 미국의 신규 확진자의 83%가 델타 변이 감염자로 집계됐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