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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탈레반, 언론인 사살·미군 협력자 등 체포…불응 땐 연좌제”

등록 2021-08-20 09:42수정 2021-08-20 13:49

노르웨이 민간 분석기관 보고서에서 주장
조사 대상자에게 “출석하지 않으면 가족 체포”
탈레반이 기존 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체포 작전에 돌입했다는 민간 기관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19일(현지시각) 탈레반 대원들이 칸다하르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칸다하르/EPA 연합뉴스
탈레반이 기존 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체포 작전에 돌입했다는 민간 기관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19일(현지시각) 탈레반 대원들이 칸다하르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칸다하르/EPA 연합뉴스
탈레반이 기존 아프가니스탄 정부 주요 인사들과 미군 등에 협력한 인물들을 체포하기 위한 수색에 나섰다는 노르웨이 민간 단체의 보고서가 나왔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유엔의 지원을 받는 ‘노르웨이 글로벌 분석 센터’(RHIPTO)는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유엔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기관은 4쪽 짜리 보고서에서 “탈레반이 기존 아프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색을 강화하고 있다”며 “체포 대상 인물들의 신변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가족들을 대신 체포해 처벌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체포하려는 핵심 인사들은 군, 경찰, 정보기관에서 일하던 인물들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국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인물이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탈레반) 군사위원회’로부터 받은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 편지에서 탈레반은 체포된 인물이 영국을 여행한 적이 있음을 거론하며 “이는 당신이 미국·영국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편지는 또 “군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으면 당신 가족을 대신 체포할 것이며 이는 모두 당신 책임”이라고 밝힌 뒤 “당신과 당신 가족은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근거해 처분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편지를 받은 인물은 카불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탈레반에 체포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 작성 책임자인 크리스찬 넬레만은 영국 <비비시>(BBC) 방송에 “탈레반의 표적이 된 인물들이 상당히 많으며 (그들에 대한) 위협이 아주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체포 대상자들이 심각한 위험에 처했으며 대규모 처형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에 대해 유엔 관리는 “보고서는 유엔이 아니라 노르웨이 글로벌 분석 센터가 작성한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탈레반은 이와 관련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앞서 탈레반은 자신들은 평화를 원하며 아프간 정부 등 기존 적대 세력에 대한 보복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노르웨이 글로벌 분석 센터는 자신들의 누리집에 올린 소개 글에서 “우리는 환경, 개발, 평화, 안보와 관련한 유엔의 긴급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비영리단체이며 2016년 유엔환경계획(UNEP)과 맺은 양해각서를 통해 유엔의 공식 협력기관이 됐다”고 소개했다.

한편, 축출된 아프간 정부 보안군 고위 관계자는 탈레반이 국가 안보 관련 비밀 문서를 확보했으며 정보 기관 인사들에 대한 체포에 나섰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외국 언론 소속 기자와 그들의 가족에 대한 보복이 시작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독일 <도이체벨레> 방송은 이날 자사 소속 기자를 잡기 위해 그의 집에 들이닥친 탈레반이 가족 1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자는 이미 독일로 출국한 상황이었으며, 다른 가족들도 집에서 빠져나가 피해를 면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탈레반은 지금까지 이 방송 소속 현지 기자 3명의 집에 들이닥쳤으며, 현지 라디오 방송 <파크티아 가그>의 대표도 최근 탈레반 전사들에게 살해당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밖에 현지 민간 방송 <가가슈트 텔레비전>의 관계자가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집단에 납치당하는 등 언론에 대한 탈레반의 탄압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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