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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 아프간 피란민 수용에 주한미군 기지도 검토”

등록 2021-08-22 13:49수정 2021-08-23 02:11

<월스트리트 저널>, 관리 인용해 보도
“미국내 기지 외에 한국·일본·독일 등 고려”

바이든 “역사상 가장 크고 어려운 공수작업”
미대사관은 위험 경고하며 “카불 공항 가지마라”
미, 대피 속도내려 민항기 20대 동원도 검토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현지인들이 지난 18일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군 수송기 C-17에 오르고 있다. 카불/UPI 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현지인들이 지난 18일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군 수송기 C-17에 오르고 있다. 카불/UPI 연합뉴스

미국이 수만명의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을 임시 수용하기 위해 한국 등 전세계 미군기지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매체는 대규모 아프간 피란민에 대한 다른 국가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이 미국 안과 밖에 있는 자국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고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해외 시설로는 한국, 일본, 독일, 코소보, 바레인, 이탈리아의 미군 기지가 검토 대상이라고 관리들은 말했다. 앞서 이수혁 주미대사는 지난 19일 기자들에게 아프간 사태 해결과 관련해 한-미 사이에 긴밀한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대한민국 미군기지도 (아프간 피란민 수용지로)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는데 전혀 논의된 바 없고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수송 문제를 생각하면 인접 국가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만, 송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가 맡아서 했던 아프간의 병원·학교 건설에 협력한 아프간인이 400명이 된다고 하며 그분들을 무사히 대한민국으로 데려오는 작업이 필요하고 외교적 노력을 모색 중”이라며 아프간 현지 한국 조력자는 한국으로 데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간 피란민을 수용할 미국 내 기지는 국방부가 앞서 밝힌 버지니아 포트 리, 텍사스 포트 블리스, 위스콘신 포트 맥코이에 더해, 뉴저지주 맥과이어-딕스-레이크허스트 공동기지 등이다. 이 가운데 맥과이어-딕스-레이크허스트 기지에는 의료용품, 음식, 물, 화장실, 조명 등을 갖춘 텐트촌이 건설되고 있으며, 다음주 피란민을 맞게 될 것이라고 관리들이 전했다. 미 정부는 이밖에도 버지니아, 인디애나, 캘리포니아, 아칸소 등에 있는 다른 기지들을 수용소로 검토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 사람들과 그 가족 등이 5만~6만5000명에 이른다면서 미국인 뿐만 아니라 이들 아프간인들도 모두 탈출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아프간에 있는 미국인은 1만~1만5000명이라고 그는 말했다.

미 정부는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손으로 넘어간 아프간에서 미국인과 아프간인들을 대피시키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미군이 완전 철수하기도 전에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하면서 발생한 대혼란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안전한 대피 작업은 지상 과제다. 그는 지난 20일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는 집에 오길 원하는 어떤 미국인이라도 집에 데려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모두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인들이 아프간 수도 카불의 공항까지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미 행정부가 탈레반과 접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카불 공항 안전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미군을, 민간인들이 공항까지 이동하는 것을 돕는 데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 정부가 대피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1952년 창설된 민간예비항공대(CRAF)를 발동해 최대 5개 항공사로부터 약 20대의 민간 항공기를 제공받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이들 민항기는 카불을 직접 오가는 게 아니라, 아프간 주변의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등에 있는 미군 기지로 옮겨진 아프간 피란민들의 이후 이송을 돕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대로 오는 31일까지 민간인 대피를 무사히 완료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미 국방부는 카불 함락 직전인 지난 14일 이후 모두 1만7000명을 대피시켰다고 21일 설명했다. 7월말부터 따지면 2만2000명이 아프간을 빠져나왔다. 국방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군용 수송기 C-17와 전세기를 38차례 띄워 3800명을 대피시켰는데, 이는 하루 5000~9000명을 대피시키겠다는 애초 목표치에 못 미친다.

민간인에 대한 공격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21일 보안 공지를 통해 “당국의 개별 지침을 받은 게 아니라면 (카불) 공항으로의 이동을 피하고 공항 출입구를 피할 것을 미국 시민들에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미 대사관은 “카불 공항 바깥의 잠재적 보안 위협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인을 공격할 가능성을 말한다고 미 언론은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20일 연설에서 대피 작전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것은 역사상 가장 규모 크고 어려운 공수작전 중 하나”라며 “최종 결과가 어떨지, 인명 손실 위험이 없을지 약속할 수 없다. 그러나 총사령관으로서 필요한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고 보장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8월31일까지) 완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진행하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대피 작업을 못 마칠 경우 이달 말 이후까지 미군이 아프간에 잔류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심우삼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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