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간의 우리 군대 주둔은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다. 미군 중부사령관의 철군 종료 발표에 이어 최고 통수권자 입으로 이를 확인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아프간에서의 철수와 민간인 대피 작전 종료를 밝힌 직후 성명을 내어 “아프간에서의 위험한 철군을 예정대로 카불 시간으로 8월31일 이른 아침에 미국인 생명의 추가 손실 없이 집행해준 우리의 지휘관들과 군인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지난 17일간 미군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수작전으로 12만명 넘는 미국과 동맹의 시민들을 대피시켰다. 그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용기와 전문성, 의지를 갖고 그것을 해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서의 철군 시한을 자신이 공언해온 8월31일 이후로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대해 31일 오후 대국민 연설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철군을 예정대로 마무리하자는 것은 “합참과 현장 모든 군 지휘관들의 만장일치 권고였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희망하면서도 아직 아프간을 탈출하지 못한 미국인, 협력자, 외국인들의 안전한 통과를 보장하기 위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국제 파트너들과 계속 조율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을 재장악한 탈레반이 아프간을 떠나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안전한 통행을 약속했다면서 “세계가 그들이 약속을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이번 임무를 수행한 미군과 외교관, 이를 도운 자원봉사자·참전용사, 아프간인들을 맞아준 전세계 모든 이들에게 함께 감사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지난 26일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이 카불 공항에서 일으킨 자살 폭탄 테러로 숨진 13명의 미군 이름을 나열하면서 희생에 감사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 직전에,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케네스 프랭크 매켄지 사령관은 “미 동부 시각 기준으로 오늘 30일 오후 3시29분(아프간 시각 30일 밤 11시59분), 마지막 C-17 수송기가 (아프간 수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이륙했다”며 “아프간에서의 철군 완료와 미국 민간인, 제3국 국민들, 그리고 취약한 아프간인들 대피를 위한 군사 임무의 종료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의 철수는 대피의 군사적 요소 종결뿐만 아니라 2001년 9·11 테러 직후 아프간에서 시작한 약 20년 임무의 종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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