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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탈레반 성공이 이슬람 테러 자극한다”?…전문가 의견 엇갈려

등록 2021-09-01 15:45수정 2021-09-02 02:33

한편에선 ‘이슬람 성전만이 해법’ 인식 확산 우려
탈레반의 ‘실용적 전략’이 흐름 바꿨다는 반론도
아프가니스탄의 한 이슬람 무장 단체 대원들이 탈레반의 깃발을 흔들며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을 축하하고 있다. 이드리브/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의 한 이슬람 무장 단체 대원들이 탈레반의 깃발을 흔들며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을 축하하고 있다. 이드리브/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 등 서방 국가를 몰아낸 탈레반이 세계 곳곳에 흩어진 이슬람 무장 집단의 테러 활동을 자극할 것인가?

일부에서는 전세계 분쟁 지역의 과격 이슬람 단체들이 탈레반의 성공을 보면서 ‘투쟁이 유일한 길’이라고 판단해 공격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1일(현지시각)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2003년 아프간에 파병돼 영국군의 작전을 이끌었던 퇴역 대령 리처드 켐프는 탈레반의 카불 장악 이후 영국에서 테러가 벌어질 위험이 커졌다며 테러 대응 조처 강화를 촉구했다. 예멘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의 한 분파(AQAP)는 탈레반의 카불 장악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탈레반의) 승리는 이슬람 율법을 지키고 침략자들을 몰아내는 현실적인 방법이 지하드(이슬람 성전)와 투쟁뿐임을 보여줬다”며 투쟁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아프간 사태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8월 한 달 동안에도 세계 곳곳에서 이슬람 무장 단체들의 공격이 이어졌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부르키나파소 등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서는 이슬람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숨진 민간인만 120명을 넘었고, 소말리아에서도 알카에다 계열 무장단체가 군기지를 공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탈레반이 아프간 내 알카에다의 활동을 억제해왔으며 이슬람국가(IS)에 대해서도 적대적이라는 점을 들어, 이런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들도 많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라파엘로 판투치 선임 연구원은 많은 무장세력이 아프간과 파키스탄 등으로 몰려들면서 이 지역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서방국가 등에 곧바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테러와 안보학 센터의 제임스 포레스트 교수는 “탈레반은 전 세계 이슬람 무장 세력의 옹호자가 아니다”며 “탈레반은 아프간 지역 문제에만 집중하는 세력”이라고 지적했다. 탈레반이 각국의 이슬람 무장 조직을 적극적으로 훈련시키거나 지원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탈레반이 미국과의 철군 협상에 적극 나서고 폭력 행위도 가능한 한 억제하는 등 실용적인 태도를 보인 점이 세계 많은 무장 집단의 전략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수적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의 캐서린 지머만 연구원은 “(과격 집단 사이에서) 점진적인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탈레반은 이슬람 세계를 변혁시켰다”고 평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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