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첫 외국인 대규모 출국을 돕기 위해 9일(현지시각) 카불 공항에 도착한 카타르 민간 항공기 앞에 보안요원 한 명이 서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미국인 수십 명을 포함한 외국인 약 100여명이 9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민간 항공기를 통해 출국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미국이 아프간에서 완전히 철수한 이후 항공편을 통해 이뤄진 첫 대규모 출국이다. 아프간 정부를 장악한 탈레반이 이 과정에 협력했다고 미 정부는 밝혔다.
이날 카불 공항에서 외국인을 태운 비행기는 카타르의 카타르 에어웨이 소속 항공기이며, 승객들을 싣고 도하 국제공항에 10일 착륙했다. 카불에 있는 외교관들은 이 비행기가 미국인 약 30명을 포함해 211명의 승객 탑승을 허가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 오른 승객의 정확한 숫자는 즉시 알려지지 않았다. <시엔엔>(CNN) 등은 미국, 영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우크라이나, 캐나다, 독일 등의 여권 소지자 100여명이라고 전했다.
미 정부는 이번 항공편 이륙에 탈레반이 협조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에밀리 혼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백악관은 성명을 내어 미 정부가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들을의 아프간 출국을 촉진했다면서 “탈레반이 이 작업에 협력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이번 외국인 출국이 탈레반 고위 관계자 2명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이뤄졌다고 말했다.
혼 대변인은 “탈레반은 우리가 이번 시도를 하는 데에 유연성을 보여줬고, 효율적이고 전문적이었다”며 “이것은 긍정적인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항공기 수송 뒤 탈레반 또한 여행 관련 서류가 있는 아프간 사람들은 자유롭게 출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유효한 여행 서류, 여권, 비자를 가진 누구라도 여행이 허락될 것이다. 그들은 법적 절차를 거친 뒤 (출국을) 진행하도록 허락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이날 민항기 운항을 돕기 위해 아프간을 방문한 카타르 관계자들은 카타르와 터키의 항공 전문가들이 카불 공항 정상화를 돕고 있으며, 공항 운영이 거의 정상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무트라크 빈 마제드 알카타니 카타르 특사는 “카불 공항이 재가동에 들어간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말 아프간을 떠나기 위해 10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공항으로 몰리면서 일부 시설이 크게 손상돼, 정규 민항기 취항이 언제 가능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신기섭 선임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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