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특히 심각한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의료진이 응급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다. 루이빌/AFP 연합뉴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백신 접종 이전 수준의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최근 7일 평균 하루 확진자가 13일(현지시각) 기준 17만1394명을 기록해 1월23일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최근의 확산세는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남부에서 두드러지며, 특히 켄터키·조지아·테네시주에서 바이러스 감염률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이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테네시주에서는 수백명의 학생들이 격리 조처에 들어가고 일부 학교는 교원 부족으로 문을 닫기도 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학교 내 마스크 착용 등의 보호 조처가 주민들의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사망자는 하루 평균 1800명으로,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애리조나주의 경우 하루 사망자가 117명 발생해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세와 함께 병원 입원 환자도 늘면서 많은 지역의 병원이 포화 상태에 직면했다. 켄터키주의 병원은 전체의 70%가 의료진 부족 상태에 빠졌다. 켄터키 공중보건 책임자 스티븐 스택 박사는 “많은 지역에서 병원이 붕괴될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병원의 집중 치료 시설 부족도 심각하다. 앨라배마주는 집중 치료 시설이 모두 환자로 채워져 여유 병상이 전혀 없고, 인근 조지아주의 여유 병상도 전체 병상의 2.1%에 불과하다. 텍사스, 아칸소, 미시시피주도 집중 치료시설의 여유 병상이 전체의 10%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어린이 확진자까지 늘고 있다고 <시엔엔>(CNN) 방송이 전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최근 1주일간 아동·청소년 확진자가 24만3373명으로 집계돼,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이후 두번째로 많았다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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