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장거리 육상 영웅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48)가 반군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에티오피아 군에 입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1년째 내전 중인 에티오피아는 총리가 직접 군을 이끌고 전쟁에 나가겠다고 선언하는 등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보도를 보면, 게브르셀라시에는 이날 위험에 빠진 조국을 지키기 위해 에티오피아군에 입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육상 은메달리스트인 페이사 릴레사도 입대 뜻을 밝혔다.
게브르셀라시에는 1990년대, 2000년대 활동한 장거리 육상 선수로, 올림픽 1만m에서 두 번 우승했고, 마라톤으로 전향해 2008년 2시간3분59초의 세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 많은 공헌을 한 나라”라며 “에티오피아를 무릎 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의 참전 결정은 전날 아비 아머드 총리가 북부 티그레이 인민해방전선(TPLF)과의 전쟁에 직접 나가겠다고 선언한 뒤 이뤄졌다. 에티오피아는 정부군이 수세에 몰리면서 이달 들어 티그레이 반군이 수도 아디스아바바 인근까지 압박해 들어오고 있다.
티그레이 내전은 아비 총리가 정치 체제를 개혁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티그레이 부족은 전체 인구의 6%에 불과하지만 총리와 주요 장관직을 대부분 차지해 왔고, 아비 총리는 2018년 티그레이 부족의 동의로 집권한 뒤 이에 대한 개혁에 나섰다. 티그레이 부족이 반발하자, 정부군은 지난해 북부 티그레이주를 포위하면서 내전이 시작됐다.
이미 사망자 수천 명과 난민 수만 명이 발생했고, 수십만 명이 아사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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