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병원에서 ‘드라이브 스루’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차들이 주차장에 늘어서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보다는 입원·사망 숫자가 더 중요한 판단 지표가 되고 있다고 미국 매체 <더 힐>이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해 초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대부분의 국가들은 코로나19 상황을 판단할 때 확진자 숫자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어 급속하게 번지면서도 기존의 델타 변이보다는 덜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기존의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태 파악과 대처를 위해 확진자보다는 입원·사망 숫자를 더 유심히 관찰하고, 감염 방지보다는 중증 예방으로 초점을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존스홉킨스대의 유행병학자인 데이비드 다우디는 “무엇보다도 입원 상황을 살펴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입원이야말로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실시간 지표”라고 말했다.
리아나 원 조지워싱턴대 공공보건 교수는 이 같은 전환을 “뉴 노멀”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오미크론은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에 관한 첫 시험대”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많은 이들이 감염되는 것을 보겠지만, 병원 시스템이 압도당하지 않고, 백신 접종자들이 대체로 중증에서 보호된다면 그게 바로 펜데믹 단계를 끝내고 풍토병 단계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또한 ‘확진자는 급증해도 입원 숫자는 많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지사들과 코로나19 관련해 전화회의를 하면서 “백신 접종을 많이 했기 때문에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이나 올가을만큼 입원이 급격하게 늘지는 않고 있다”며 “미국은 진전했고,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뉴욕 타임스> 집계로 일주일 기준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이날 24만3000여명으로 2주 전과 비교해 105% 증가했다. 그러나 입원 건수는 7만1000여건으로, 2주 전보다 6% 증가에 그쳤다. 사망은 1200여명으로, 2주 전보다 5% 줄었다. 오미크론이 전염성은 폭발적이지만 위력은 낮다는 징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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