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으로 독을 다스린다?…남아공 “오미크론 완치땐 델타 방어력 상승”

감염 2주뒤 바이러스 중화력 오미크론 14배, 델타 4배 ↑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중증화율 낮다고 가정때 유의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가장 먼저 분리해낸 남아프리카 공화국 국기 앞에 사람 모습 피규어 그림자가 보이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면 델타 변이에 대한 예방력도 동시에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연구팀은 오미크론 감염자 33명을 연구해 보니 감염 2주 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력이 14배 강해질 뿐만 아니라 델타 변이 중화력도 4배 더 강해졌다고 밝혔다. 남아공 아프리카 보건연구소(AHRI)의 알렉스 시걸 소장이 주도하는 연구팀은 동료 검토 전 논문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남아공은 오미크론 변이가 최초 발생한 지역 중 하나로,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의 90% 이상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는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했고 동료 검토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한적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증상이 가벼운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이 될 경우 코로나19의 심각성이 한층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남아공 연구진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델타 변이 중화력이 높아지면 결국 델타 변이 재감염률이 낮아지고, 델타 변이에 의한 중증 감염이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다만, 이런 긍정적인 효과는 오미크론 변이의 병원성(감염을 통해 질병을 유발하는 능력)이 델타 변이보다 낮다는 가정 아래서만 유효하다고 밝혔다.

시걸 소장은 트위터에 “남아공에서 나타난 것처럼 오미크론의 병원성이 (델타 변이보다) 약하다면,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를 밀어낼 수 있다”고 적었다.

최현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