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이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한 미국 뉴욕시의 타임스퀘어 행사장 현장 전광판에 30일(현지시각) “2022년이 왔다”는 문구가 표시되어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의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가 30만명을 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초긴장 상태로 새해를 맞게 됐다.
미 <시엔엔>(CNN) 방송은 30일(현지시각)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기준으로 미국의 7일 평균 하루 확진자가 30만886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가 따로 집계한 7일 평균 하루 확진자도 30만1472명으로 지난해 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30만명을 넘었다. 29일에 보고된 신규 확진자는 48만8988명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미국에서 이날 하루 1200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고 뉴욕시 지하철도 운행을 줄이는 등 교통 차질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미국의 확진자가 앞으로 더욱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미네소타대학의 감염병 전문가 마이클 오스터홀름 박사는 “다음달에 ‘바이러스 폭풍’이 몰아치는 등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사회 전체가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주 사이 병원 입원 코로나19 감염자가 3배 이상 늘어난 루이지애나주의 존 벨 에드워즈 주지사도 “우리는 현재 재확산의 초기에 진입했을 뿐이며 내년 1월은 아주 아주 벅찬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1월 내내 확진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유럽의 프랑스와 이탈리아,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상 최고 규모를 기록하면서 전세계가 긴장 상태에서 우울하게 새해를 맞게 생겼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은 자체 집계에 따르면 동유럽 국가들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00만명을 넘었다고 전했다. 30일 기준으로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 국가 코로나19 감염 사망자 숫자는 104만5454명으로 유럽 전체 사망자 숫자(187만3253명)의 55.8%에 달했다고 전했다. 동유럽 인구가 유럽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인 점을 고려하면 인구 대비 동유럽의 사망자 숫자가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벨기에 브뤼셀, 폴란드 바르샤바 등 주요 유럽 도시는 연주회나 거리 불꽃놀이 같은 전통적인 새해 맞이 행사를 취소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인도도 주요 도시에서 야간 통행 금지를 시행하는 듯 방역 규정 강화에 나섰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 뉴욕시는 타임스퀘어에서 열리는 새해 맞이 행사를 규모만 축소해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일반에는 비공개로 진행했으나 올해는 관람객 수를 1만5천명 수준으로 제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시도 새해 맞이 불꽃놀이 행사를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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