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스라엘 중부 도시 모딘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모딘/AFP 연합뉴스
계절성 독감인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에 동시 감염되는 사례가 이스라엘에서 처음 보고됐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각) 현지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페타티크바 소재 베이린슨 병원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임신부 한 명이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동시 감염이 세계 최초라고 하지만, 2020년 봄 미국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이번 경우 외에 독감·코로나 동시 감염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몇 주간 2천여명이 독감으로 입원했고,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천명을 넘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독감 계절이 다가오자 두 질병에 동시에 감염되는 ‘플루로나’(flurona)라는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독감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동시 감염 사례가 크게 눈에 띄진 않았다.
이번 사례를 보고한 베이린슨 병원은 환자의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고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병원 산부인과 디렉터인 아르논 비즈니체르 교수는 “(독감과 코로나19 모두) 같은 바이러스성 병이다. 이들은 호흡 기관을 타깃으로 삼기 때문에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두 바이러스의 결합이 더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는지 연구하고 있다. 앞서 영국에서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되면 사망 확률이 코로나19 감염자의 2.3배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 공중보건국 연구팀이 지난해 1~4월 코로나19와 독감 검사를 받은 이들 2만여 명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동시 감염자의 사망률은 무감염자보다 6배, 코로나19에만 감염된 환자보다 2.3배 높았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