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저녁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1위로 통과한 헝가리 선수 류 샤오린 산도르가 비디오 판정이 진행되는 동안 손을 모아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1위로 들어오고도 파울로 실격당한 헝가리 선수가 “올림픽 챔피언이 될 뻔한 날, 힘든 하루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헝가리 선수 류 샤오린 산도르는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날 결승에는 중국 선수 3명과 헝가리 선수 2명이 대결했는데, 류 샤오린은 마지막 바퀴에서 접전 끝에 중국 선수 런쯔웨이를 제치고 1위로 골인했다.
류 샤오린은 잠시 우승의 기쁨을 누렸지만 곧 심판진의 비디오 판정이 시작되면서 표정이 굳어졌다. 그가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결국 심판진은 류 샤오린에게 ‘옐로카드’ 실격 판정을 내렸고, 금메달은 중국의 런쯔웨이에게, 은메달은 중국의 리웬룽에게 돌아갔다. 동메달은 류 샤오린의 동생인 헝가리 선수 류 샤오앙이 차지했다.
헝가리 대표팀은 국제빙상경기연맹에 이의를 제기했고, 류 샤오린은 경기 뒤 본인 인스타그램에 담담하게 소감을 썼다. 그는 “2005년 스케이팅을 시작한 이래, 지난 4년 동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게 훈련을 해왔다”며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하루였다. 모든 것을 나 자신에게서 내려놓고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쇼트트랙은 아름다운 스포츠고 저는 그것을 좋아한다. 내 친구 런쯔웨이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헝가리 유력 매체인 <머저르 넴제트>(Magyar Nemzet)는 이날 런쯔웨이가 류 샤오린을 손으로 미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터무니없는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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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샤오린 산도르 선수가 소회를 남긴 그의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