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시민이 지난해 8월18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감세로 돌아서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는 주들이 늘고 있다. 공화당에 비해 방역 지침을 옹호해온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마저 속속 ‘위드 코로나’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소속인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7일 3월 둘째 주부터 학교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머피 주지사는 “코로나19를 ‘제로’로 관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팬데믹(대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 단계로 이동하면서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저지 외에 코네티컷과 델라웨어, 오리건도 학교에서의 마스크 의무화를 다음달 말 이전에 해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매사추세츠, 뉴욕, 로드아일랜드도 마스크 규칙 완화를 예고했다. 캘리포니아는 오는 15일부터 교실을 제외한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 모두 주지사가 민주당인 곳들이다.
미국에서 전체 50개 주 가운데주 주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곳은 캘리포니아 등 9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 뿐이다.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 주지사나 시장을 둔 곳이다. 텍사스, 플로리다 등 공화당이 주지사인 곳들은 학교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진 않았다.
민주당 주지사들까지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감하는 데 따른 것이다. <뉴욕 타임스> 집계로, 미국에서 일주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월14일 80만6795명으로 팬데믹 시작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가파르게 줄고 있다. 지난 7일 확진자는 2주 전보다 62% 감소한 25만3782명이다. 입원 숫자 또한 2주 전보다 27% 줄어든 11만5164명이다. 다만 사망자 수는 같은 기간 25% 늘어난 2598명이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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