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지난 16일 윈저성에서 퇴임각료와 신임각료들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얘기를 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연합뉴스95살 고령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영국 왕실은 20일(현지시간) 여왕이 코로나19로 가벼운 감기 같은 증상을 겪고 있으며 이번 주에 윈저성에서 가벼운 업무를 계속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왕실은 여왕이 치료를 계속 받고 모든 적절한 지침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여왕은 지난해 10월 부스터샷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비비시>(BBC)와 스카이뉴스 등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여왕은 이달 초 코로나19에 재감염된 찰스 왕세자와 접촉했다. 73살인 찰스 왕세자는 10일 정기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자가격리를 했고, 지금은 활동을 재개한 상태다. 여왕과는 확진 이틀 전 윈저성에서 대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왕실은 여왕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찰스 왕세자의 부인인 커밀라 파커 볼스(74)도 처음엔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14일에는 결국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여왕은 즉위 70주년 전날인 5일 샌드링엄 별장에서 지역 봉사단체 회원 등을 만났다. 석 달여 만에 처음으로 비교적 큰 규모의 외부 대면 행사에 참석한 것이었다.
고령인 여왕의 건강은 작년 가을 이후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여왕은 작년 10월 19일 저녁 윈저성에서 주최한 글로벌 투자 정상회의 리셉션에서 1시간가량 지팡이도 없이 서서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 빌 게이츠 등을 만났다가 다음날 런던 시내 한 병원에 하루 입원했다. 이후 의료진 휴식 권고를 이유로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 리셉션 등 대면 행사엔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참전용사 추모행사도 허리를 삐끗해서 얼굴을 비추지 못했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성탄절 전 가족 오찬도 취소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여왕이 최근 건강 우려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이 자유로웠고 지팡이는 걸을 때보다는 서 있을 때 몸을 지탱하는 용도로 쓰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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