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승객들이 13일(현지시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오는 18일 해제될 예정이던 대중교통 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처를 5월3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EPA 연합뉴스
미국 보건당국이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BA.2) 확산으로 코로나19가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이자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처를 보름 연장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3일 “4월초 이후 미국에서 일주일 평균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확진자 증가가 입원과 사망, 의료 시스템의 수용력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서 기존의 명령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 해제될 예정이었던 비행기, 공항, 기차, 버스 등 대중교통 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오는 5월3일까지로 또 연장됐다. 미국은 지난해 2월 이 조처를 첫 시행한 이후 몇 차례 연장해왔다.
<뉴욕 타임스> 집계로, 미국에서 일주일 평균 하루 코로나 확진자 수는 지난 12일 기준 3만1567명으로, 2주 전보다 8% 증가했다. 이는 하루 확진 80만명을 넘던 1월 중순의 정점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이달 초 2만명대까지 떨어졌던 것에 견주면 미세한 상승세다. 코로나 재확산 조짐 속에 필라델피아는 지난 11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처를 복원했다.
코로나 재확산 추세를 주도하는 것은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오미크론의 하위 변위 BA.2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미국 신규 확진에서 BA.2 변이가 85%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 변이는 그동안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하다고 알려져왔다.
아시시 자 백악관 코로나대응조정관은 이번 마스크 착용 연장 기간에 BA.2 변이가 “잔물결이 될지, 파도가 될지” 판단할 것이라면서, 그 결과에 따라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 조정관은 BA.2 변이 확산을 먼저 겪은 영국과 이스라엘 가운데 영국이 입원·사망 숫자가 더 컸다며, “미국이 영국, 이스라엘 가운데 어느 길을 따르게 될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의 항공 및 접객 업계와 공화당은 그동안 백악관에 대중교통 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지침을 해제할 것을 촉구해왔다. 21개 주는 이 지침 해제를 위해 지난달 연방정부를 고소했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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