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 샤마 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의장이 16일(현지시각) 총회 개최 6개월에 즈음해 각국에 탄소 배출 계획 준수를 촉구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덴마크에서 열린 기후변화를 위한 각료 회의에 참석한 샤마 의장. 코펜하겐/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세계의 탄소 배출 감축에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알록 샤마 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의장이 총회 개최 6개월을 맞아 감축 계획 준수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샤마 의장은 지난해 11월 당사국총회가 열렸던 영국 글래스고를 16일 방문해 각국이 탄소 감축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이는 ‘무시무시한 자해 행위’가 될 것임을 경고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6개월 사이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에너지·곡물 가격 급등으로 탄소 감축 관련 전망이 급격하게 바뀐 것에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샤마 의장은 “국가별 온실가스감축목표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요구에 각국이 올해 안에 응답할 것”도 촉구할 계획이다.
세계 주요국 상당수는 지난해 당사국총회를 계기로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낮출 계획을 제시했다. 하지만, 2030년까지 지구의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도 높은 수준 이내로 묶는 데 필요한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 11월 이집트에서 열릴 27차 당사국총회에서 추가적인 탄소 감축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고 있어, 지난해 당사국총회에서 약속한 탄소 감축 계획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최선책은 화석 연료 의존도를 더욱 빠르게 줄이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우리는 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시스템으로 옮겨갈 역사적인 전환점이라는 기회를 맞고 있다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영국 자선단체 ‘크리스찬 에이드’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하면 영국 런던,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중국 베이징, 이집트 카이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미국 피닉스 등 거대 도시가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 누시라트 라만 초두리는 <가디언>에 “가뭄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지만, 지난 30년 동안 지구 온난화와 함께 더 잦고 더 심각해졌다”며 “이는 세계 빈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진짜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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