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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영상: 우크라 현지] 세 차례 공격으로 우리집이 사라졌다

등록 2022-06-20 10:00수정 2022-06-20 18:16

우크라이나를 다시 가다 (15)
악몽 같던 그날의 기억 딛고 마을 재건 나선 이르핀 주민들
18일(현지시각) 오후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세워진 자동차의 깨진 유리창 너머로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폐허가 된 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8일(현지시각) 오후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세워진 자동차의 깨진 유리창 너머로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폐허가 된 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제일 먼저 이 아파트가 파괴되었고 그 다음 제가 살던 아파트가 부서졌어요.”

주말인 18일 (현지시각) 오후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우던 주민들이 중 한 명이 취재진에게 다가와 자신이 살던 아파트 단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 아파트 단지와 길 건너 주택 지역은 지난 3월 러시아군의 세 차례 공격으로 폐허가 됐다 .

이 주민은 두 번째 공격이 있던 3월6일 집을 잃었다. 이 곳에서 아들과 함께 살던 이 주민은 2월 24일 전쟁이 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이튿날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의 어머니 집으로 아들을 혼자 보냈다. 이 집에 아들이 없었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었겠지만, 그 안도는 오래가지 못했다. 아들이 가 있는 어머니 동네 인근에도 폭탄 6개가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날 들은 그는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오후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 단지와 길 건너 주택지역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세 차례 받아 폐허가 되어 있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18일(현지시각) 오후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 단지와 길 건너 주택지역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세 차례 받아 폐허가 되어 있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첫 번째 공격은 3월2일 일어났다. 1층에 여행사와 미용실 등이 자리 잡고 있던 건물이 먼저 공격당했다. 나흘 뒤인 3월6일, 러시아군은 약국과 식료품점, 카페 등이 있는 건물을 공격했다. 무너지고 그을린 건물 들머리엔 약국 표시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고, 초록색 인테리어의 카페 내부는 검게 변했다. 비와 햇빛 등을 가려주던 1층의 흰색 차광막도 러시아의 포격으로 녹아내렸다.

그리고 3월 17일 세 번째 공격이 뒤쪽 건물까지 덮쳤다. 살아 남았으되 전기, 수도 등이 끊기며 폐허가 된 이 아파트에서 살지 못하게 된 주민들은 시에서 마련한 모듈러 하우스나 철길마을과 같은 임시 숙소로 옮겨갔다. 혹독한 겨울 추위가 닥쳐오기 전 제대로 된 아파트를 다시 지어야 하는데, 도시의 70%가 폐허가 된 이르핀 시는 이 아파트를 재건할 충분한 예산을 가지고 있지 않다. 무너진 아파트 외벽에 걸린 모금 안내판에는 이들의 절실한 마음이 담겨 있다.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잔해를 정리하고 있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잔해를 정리하고 있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 건물 1층에 있던 카페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되어있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 건물 1층에 있던 카페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되어있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 지하 1층에 살던 누군가가 주방에 꽂아둔 장미가 보인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 지하 1층에 살던 누군가가 주방에 꽂아둔 장미가 보인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지난 3월 2일 이 아파트 단지에서 가장 먼저 러시아군이 부신 건물 맨 윗층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셔졌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지난 3월 2일 이 아파트 단지에서 가장 먼저 러시아군이 부신 건물 맨 윗층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셔졌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 단지에 고양이가 돌아다니고 있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 단지에 고양이가 돌아다니고 있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 건물 2층에 18일(현지시각) 성금을 모은다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아파트 건물 2층에 18일(현지시각) 성금을 모은다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이르핀/김혜윤 기자

이르핀/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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