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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카리브해 해조류 급증 유독가스 내뿜어…“온난화가 두렵다”

등록 2022-08-04 11:25수정 2022-08-04 14:57

2011년 이후 계속 악화되다가 올해 최악
옥색 바다가 갈색 조류 천지로 바뀌어
기후 변화, 비료·하수 증가 여파로 추정
카리브해에 있는 세인트키츠 네비스섬의 해안이 갈조류로 덮여 있다. 올해 카리브해 곳곳에서 해조류가 급증하면서 생태계가 위협 받고 어업과 관광도 타격을 입고 있다. 세인트키츠 네비스/AP 연합뉴스
카리브해에 있는 세인트키츠 네비스섬의 해안이 갈조류로 덮여 있다. 올해 카리브해 곳곳에서 해조류가 급증하면서 생태계가 위협 받고 어업과 관광도 타격을 입고 있다. 세인트키츠 네비스/AP 연합뉴스

카리브해 연안의 해조류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면서 해양 생태계가 급격하게 파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이 한가지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피>(AP) 통신은 3일(현지시각) 푸에르토리코부터 바베이도스까지 카리브해 곳곳에서 해초들이 급격히 늘면서 유독 가스를 내뿜어 해양 생물들이 위협 받고 어업과 관광 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학의 ‘광해양학 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지난 6월 카리브해의 해조류 규모가 2400t으로, 6월 기준 기존 최고치인 2018년보다 20% 많았다고 전했다. 이는 2018년 7월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많은 것이다. 해조류 급증은 카리브해 동부에서 특히 심하다.

전문가들은 카리브해에서 2011년부터 해조류의 급격한 증가가 나타났고, 그 이후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양 보호 프로그램인 ‘플로리다 바다 기금’의 리사 크림스키 연구원은 “올해 상황이 사상 최악”이라며 “이런 상황이 새로운 정상 상태로 자리잡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크림스키 연구원은 해조류들이 부패하면서 수온에 변화를 주고 산성도의 균형을 깨뜨려 해변 식물, 산호, 해면 동물이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해조류 증가는 주민들의 건강도 위협하고 있다. 프랑스령 과들루프 정부는 지난달 말 부패한 해조류에서 황화 수소 가스가 대량으로 나오자 주민들에게 보건 관련 주의보를 발령했다.

인기 관광지인 프랑스령 생마르탱섬의 무인도 주변도 최근 해조류로 완전히 둘러싸였고, 이 때문에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고 휴양객을 위한 스노클링 여행 등도 취소됐다. 평소 투명한 옥색을 자랑하던 피넬섬 앞바다는 끈적이는 연갈색 조류 천지가 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지역에서 해양 스포츠 서비스 업체를 운영하는 오스웬 코르벨은 지난달 22일 사업을 중단했다며 10월 말까지는 영업을 재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1만달러(약 1300만원)의 손실을 봤다며 “어쩌면 (사업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2017년에)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를 맞았고, 코로나19 대유행에 이어 이번엔 해조류가 몰려 왔다. 지구 온난화가 두렵다”고 말했다.

해조류 증가는 이 지역의 어업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프랑스령 마르티니크에서는 해조류 증가 여파로 추정되는 어류 집단 폐사가 발생했고, 바베이도스 등에서는 해초가 어선의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와 고장을 일으킬 우려 때문에 어선들이 발이 묶이는 사태도 빚어졌다.

과학자들은 해조류 급증의 원인을 파악하려면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유엔의 ‘카리브해 환경 프로그램’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 질소 비료와 하수 유입 증가가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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