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밤 중국 산둥성 지난의 ‘팡창’에서 이날 중국에 입국한 한 시민이 가방을 정리하고 있다. 입국자 제공
중국에서 ‘팡창’이라 부르는 컨테이너 시설에 격리될 뻔 했던 한국인 입국자들이 단체로 입소를 거부한 끝에 입소를 면했다. 중국은 국외 입국자에게 7일 간 격리를 의무화하는데, 애초 배정된 격리 시설이 바뀌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지난 12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동방항공 여객기가 중국 산둥성 지난의 지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202명의 승객 가운데 103명이 한국인이었다. 주로 상하이나 장쑤성으로 향하는 이들이었다. 중국은 지난 3~4월 코로나 사태로 봉쇄됐던 상하이로의 직접 입국을 허용하지 않아 우회 항공로를 이용해야 한다.
공항에서 입국 절차와 코로나19 검사를 마친 이들은 버스에 나눠타고 일주일 동안 격리될 시설로 이동했다. 1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곳은 공항에서 100㎞ 이상 떨어진 지난시 외곽의 컨테이너 시설물, 이른바 팡창이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했던 한 한국 시민은 “밤 9시 넘어 도착했는데 컨테이너 시설물이 눈에 들어왔다”며 “말로만 듣던 팡창에 배정됐다는 것을 알고 많은 사람이 당황해했다”고 말했다.
팡창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밀접 접촉자 등을 격리하기 위해 컨테이너를 이어붙여 만든 임시 격리 시설이다. 국외 입국자가 호텔이나 연수 시설이 아닌 팡창에 격리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일이다. 이날 한국인 다수가 팡창 입소에 응하지 않은 채 격리시설 변경을 요구했고, 일부는 중국 당국에 강하게 항의했다. 특히 아이·임산부·노약자와 함께 온 이들이 팡창 입소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지난을 관할하는 칭다오 주재 한국 총영사관의 담당 영사도 지난시 정부와 논의했다. 세 시간 가까이 논의한 끝에 이튿날 새벽 1시께 지난시 당국은 원하는 이들은 팡창 바로 옆에 있는 교사 연수시설로 옮길 수 있도록 조처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 90여명과 일부 중국인들이 컨테이너가 아닌 기숙사로 옮겨 짐을 풀었다. 일부 한국인과 다수 중국인은 스스로 결정해 팡창에 입소했다고 한다.
이날 지난 정부와 직접 논의에 나선 칭다오 총영사관의 천주성 경찰 영사는 “중국 쪽이 일부러 한국인을 팡창에 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도주의를 앞세워 중국 당국에 격리시설을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고, 중국 당국이 우리 요구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앞서 5월13일에도 지난에 입국한 이들이 팡창에 배치됐다. 당시에는 6시간 동안 논의한 끝에 격리 시설 변경이 이뤄졌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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