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각) 샘 뱅크먼프리드 에프티엑스 창립자가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가상자산 거래소 에프티엑스(FTX)의 창립자가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에프티엑스 창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 샘 뱅크먼프리드(30)는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 인정 여부 절차에서 자신의 8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뱅크먼프리드는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를 지원하기 위해 에프티엑스 고객의 돈을 빼돌린 혐의, 자금 세탁,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됐다. 현재 기소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1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사기를 칠 의도는 없었지만 회사를 운영하면서 실수가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뱅크먼프리드는 흰색 셔츠와 파란색 정장, 백팩 차림으로 법원에 출석했다. <로이터>는 “뱅크먼프리드는 법원에서 판사와는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 변호인단과만 상의했다”고 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무죄를 주장했지만, 에프티엑스 공동 창립자 개리 왕과 알라메다 리서치 전 최고경영자 캐롤린 엘리슨 등은 이미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
지난달 에프티엑스 본사 소재지인 바하마에서 체포된 그는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뉴욕에 왔다.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캘리포니아에 있는 부모의 집에 가택 연금된 상태다. 스탠퍼드 로스쿨 교수인 뱅크먼프리드의 부모는 이날 자신들의 “최근 언론의 집중적인 조사 대상이 됐고, 물리적으로 해를 가하겠다는 위협을 받았다”고 변호인을 통해 토로하기도 했다.
뱅크먼프리드는 2019년 에프티엑스를 설립했다. 이후 승승장구하며 가상자산계의 주요 인물로 떠올랐지만 지난해 자체 발행 코인의 가격 폭락과 고객들의 대규모 자금 인출 여파로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미국 검찰은 뱅크먼프리드의 공소장에서 이번 사건을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급의 사기 사건”으로 규정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