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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상응 조처’ 공언해온 중국, 7일 만에 한국 첫 타깃 삼았다

등록 2023-01-10 19:40수정 2023-01-11 02:40

10일 중국 베이징역 앞을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10일 중국 베이징역 앞을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세계 각국의 방역 강화 조처에 대해 ‘상응 조처’를 공언해온 중국이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보복에 나섰다. 한국은 중국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제한한 유일한 나라라는 점 등으로 인해 ‘첫 타깃’이 됐고, 일본도 같은 조처의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타 국민에 대한 입국 허가를 뜻하는 ‘비자’는 상호주의가 강하게 적용되는 분야다.

중국이 10일 취한 한국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중단은 한국이 취한 조처와 엇비슷하다. 한국 정부는 앞선 지난달 30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 검사 의무화 등의 방역 강화 조처 등을 내놓으면서, 1월 말까지 외교·공무, 필수적 기업, 인도적 사유 등을 제외한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당시 한국이 취한 비자 발급 중단 결정은 세계 각국이 쏟아낸 중국발 입국 규제 중 모로코가 취한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 다음으로 강한 조처였다. 미국·일본·유럽 등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지만,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는 조처만 취하고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았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에 놀란 세계 각국이 잇따라 방역 강화 조처를 내놓자 중국 정부는 지난 3일부터 외교부 브리핑을 통해 ‘상응 조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처음 밝혔다. 이후 7일 만에 자신들의 각오를 보여주기 제일 적당한 국가로 두 이웃인 한·일을 택한 셈이다. 모로코는 훨씬 강한 조처인 중국인 입국 금지 조처를 취했지만 왕래 규모가 크지 않아 상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일은 중국과 연간 수백만명이 오갈 정도로 인력 왕래 규모가 커 ‘본보기 효과’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에 대한 대응이다. 한국에 대해선 주한중국대사관을 통해 비자 발급 중단 사실을 공개했지만, 일본에 대해선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중국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날 한국에 이례적으로 방역 강화 조처에 우려를 표시하는 등 보복 조처를 사실상 예고했다. 중국의 친강 새 외교부장(장관)은 9일 오후 박진 외교부 장관과 취임 인사를 겸한 통화를 하며 한국의 방역 강화 조처에 우려를 밝혔다.

다만, 중국은 이 조처가 보복이 아닌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한 것임을 강조하는 등 갈등 확산을 피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중국 당국은 발급 중단 기한에 대해 “한국의 대중국 차별적 입국 제한 조처의 취소 상황에 따라 조정된다”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한·일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 배경을 묻는 말에 “소수 국가는 과학적 사실과 자국의 감염병 발생 상황을 외면하고 여전히 중국을 겨냥해 차별적 입국 제한 조치를 고집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고 대등한 조치를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의 대응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과 견줘 불합리한 면이 있다. 중국은 2020년 3월 코로나 확산 초기 한국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에 대한 전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당시 한국은 중국에 대해 특별한 방역 조처를 하지 않았고 입국 금지도 자제했었다. 이 때문에 이번 조처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이어진 한국의 미국 중시 외교에 대해 경종을 울리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이 취한 조처의 의미를 해석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한국만 겨냥한 것인지 유럽 등도 대상으로 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신형철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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