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유럽 지역 사무소가 10일(현지시각)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장거리 노선 항공기 등의 대중교통과 실내에서 마스크를 쓸 것을 권고했다.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지나가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미국 등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하위 변이(XBB.1.5) 차단을 위해 장거리 노선 항공기 등 대중교통 수단과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나섰다.
세계보건기구 유럽 지역 사무소의 긴급 대응 책임자 캐서린 스몰우드 박사는 10일(현지시각) 오미크론 하위 변이 차단을 위해 장거리 노선 항공기 등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큰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널리 퍼져 있는 곳에서 출발하는 여행객 모두에게 해당하는 권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 유럽 사무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에서 최근 빠르게 번지고 있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XBB.1.5가 유럽에서도 일부 확인됐으며 차츰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변이는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들보다 전파력이 월등하게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변이가 또 한차례 전세계적인 대유행을 촉발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며, 백신을 접종하면 이 변이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발전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하위 변이는 지난해 8월 인도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으로 빠르게 번졌고,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주(1~7일) 미국 전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가운데 27.6%가 이 변이에 감염된 이들이라고 밝혔다. 이는 12월 마지막 주의 18.3%보다 10%포인트가량 높은 것이다. 애초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 변이 감염자의 비중이 지난해 연말 40%를 넘었다고 밝혔다가, 최근 통계 수치를 수정했다.
스몰우드 박사는 “여행객의 출발 전 바이러스 검사 여부는 근거를 바탕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방역 조처를 검토할 경우 “여행객에 대한 대응은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다만 미국에서 들어오는 여행객들에 대한 검사 시행을 권고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스 클뤼허 유럽 사무소장은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연초부터 코로나19 확산세 감시를 다시 강화하는 게 시급하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XBB.1.5 변이의 잠재적 여파를 평가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 확대, 고위험군에 대한 추가 백신 접종, 학교·식당 등 인구 밀집 공간의 환기 강화, 중증 위험이 있는 환자에 대한 조기 처치도 권고했다. 클뤼허 소장은 세계보건기구가 확보한 정보를 근거로 할 때 중국에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변이는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이미 발견된 것들이라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