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몬터레이파크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아시아계 미국인 두명이 포옹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음력설을 앞두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최소 11명이 희생됐다. 용의자는 72살 남성이었으며, 시민 두명이 용의자의 총을 빼앗아 추가 범행을 막았다.
24일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음력설 하루 전날인 지난 21일 밤 10시께 아시아계 72살 남성 휴 캔 트랜이 로스앤젤레스 인근 소도시 몬터레이파크의 댄스교습소 ‘스타 댄스’에서 설날 행사를 벌이는 아시아계 미국인 주민들을 상대로 총을 마구 쏘았다. 이 사건으로 남성 5명과 여성 5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10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역 보건당국은 위독한 상태로 옮겨졌던 1명은 이후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가 24일 전했다.
사건 당일인 21일 용의자는 첫 범행을 저지르고 20분 뒤 인근 도시의 또 다른 댄스장에서 추가 범행을 저지르려 했으나, 시민 두명이 용의자의 총을 빼앗았다. 달아난 용의자는 범행을 저지른 지 약 12시간 만에 몬터레이파크에서 자동차로 40분쯤 떨어진 토런스의 한 쇼핑몰 야외 주차장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로버트 루나 보안관은 “용의자는 단독으로 범행했고 사건 현장에서 권총을 확보했다”며 “용의자가 더 많은 사람을 죽일 목적으로 두번째 장소로 들어갔지만, 용감한 지역사회 구성원 두명이 뛰어들어 그를 막았다”고 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권총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불법이라고 밝혔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50~60대의 장년층 여성들이었다. 스타 댄스는 아시아계가 주로 모이는 댄스 홀이며, 용의자는 예전에 이 댄스 홀을 자주 드나들었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몬터레이파크 총기 난사 사건의 범행 현장인 댄스교습소 ‘스타 댄스’ 앞에 경찰들이 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미국 내 모든 공공건물의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백악관 누리집에 공개한 성명에서 “우리는 이번 공격이 아시아계 미국인과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섬 주민 지역사회에 얼마나 심대한 충격을 안겼는지 알고 있다”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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