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각)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지진으로 파괴된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성 모습(오른쪽 사진). 왼쪽은 지난 2008년 10월 6일 촬영된 가지안테프 성의 모습이다. 트위터·위키미디어 누리집 갈무리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2000년 넘는 로마시대 고성이 소실됐다. 이번 지진으로 이 지역에 산재하는 고대 문화유산이 크게 훼손됐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영국 <가디언>은 이날 지진의 진앙지 인근에 위치한 튀르키예 도시 가지안테프에 위치한 로마 시대 고성이 일부 파괴된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보도했다. 20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가지안테프성은 이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튀르키예에서 가장 잘 보존된 성곽 중 하나로 꼽혀왔다.
시리아 알레포에 위치한 고대 성곽이 5일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진 모습. AFP 연합뉴스
하지만 이날 새벽 규모 7.8의 강진으로 성곽 주변을 둘러싼 돌담의 일부가 폭포수처럼 무너져 내렸다. 또 성벽에도 금이 가고, 성곽을 둘러싼 난간도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성 전체가 크게 훼손된 것으로 확인되자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진 전후 성을 촬영한 사진들을 게재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성 인근에 위치한 17세기 건축물 시르바니 모스크도 일부 무너졌고, 북쪽 말라티아에 위치한 19세기 예니 모스크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리아 알레포 고대 성곽이 5일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진 모습. AFP 연합뉴스
지진으로 파괴된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성 모습. 트위터
시리아의 상황도 비슷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시리아 제2도시 알레포에 위치한 고대 성곽 역시 심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확인된다. 알레포 아이유비드 모스크의 첨탑과 맘루크 탑문도 크게 손상됐다. 알레포는 기원전 2세기 이후 2천년 가까이 중동 지역에서 무역 중심지 역할을 해온 유서 깊은 도시다. 하지만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시작된 시리아 내전으로 옛시가지가 60% 이상이 파괴되면서 수많은 문화유산이 손상됐다.
미국 온라인 예술지 <하이퍼알러직>은 이날 튀르키예 정부가 이번 지진으로 전국의 3000개 이상의 건물이 파괴됐다고 밝혔는데 이 가운데 세기를 넘나드는 문화유산이 상당히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는 ‘인류 문명의 요람’으로 불리는 지역으로 상당수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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