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지진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튀르키예 남동부 이스켄데룬에서 6일 밤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병원 건물에서 부상자를 구조하고 있다. 이스켄데룬/로이터 연합뉴스
6일(현지시각) 튀르키예(터키)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 지역을 강타한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지진 발생 하루 만에 43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부상자도 두나라에서 1만9천명을 넘겼다. 7일 오전 6시13분께 규모 5.3의 지진이 튀르키예 남동부 내륙에서 또 발생하는 등 여진이 이어지는 데다가 추운 날씨 탓에 구조도 쉽지 않아 피해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망자가 1만6천명 이상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6일 오전 4시17분께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인근에서 규모 7.8 지진이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난 7일 오전까지 튀르키예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2900명을 넘었고 시리아에서는 적어도 1400명 이상 숨졌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도 계속 늘어, 튀르키예에서만 1만58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시리아에서도 3400여명의 부상자가 확인됐다.
튀르키예 재난비상관리청은 첫 지진이 발생한 이후 하루 동안 집계된 사망자가 2921명이며 다친 사람도 1만5834명이라고 밝혔다. 재난비상관리청은 지금까지 파괴된 건물 4758채에서 8천명 정도를 구조했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보건부는 6일 자정께 “정부 통제 아래 있는 지역인 알레포, 라타키아, 하마, 타르투스에서 (이날 밤까지) 711명이 숨지고 143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반군이 점령한 지역에서도 최소한 733명이 숨지고 2100명이 다쳤다고 현지 구호 단체가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6일 새벽 규모 7.8의 지진에 이어 오후 1시24분께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했고, 7일 오전 6시13분께 다시 규모 5.3의 지진이 이어지는 등 여진이 계속되는 데다가 주요 피해 지역의 기온도 떨어져, 구조 작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튀르키예의 주요 피해 지역으로 통하는 도로가 얼음과 눈으로 덮여 있고, 인근 지역의 주요 공항도 지진 여파로 운영이 중단되면서 구호품 전달도 어렵다. 이에 따라 희생자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튀르키예 남동부 이스켄데룬 주민들이 6일 밤 거리에 삼삼오오 모여있다. 이스켄데룬/EPA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망자가 초기 집계(2천명 수준)의 8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아에프페>가 전했다. 사망자가 1만6천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보건기구 유럽 지역 사무소의 긴급 사태 책임자 캐서린 스몰우드는 “불행하게도 초기에 보고된 사망자와 부상자 규모가 앞으로 일주일 동안 계속 불어나는, 지진의 일반적인 현상이 반복되고 있음을 이번에도 확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은 2015년 네팔에서 비슷한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사망자가 9000명 가량에 달했다며 이번에도 최악의 경우 1만명을 훌쩍 넘기는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지질조사’의 로저 무손 명예 연구원은 “사망자가 수천명, 수만명까지 발생할 수도 있을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며 추운 겨울 날씨 때문에 잔해 속에 갇혀 있는 주민들의 생존 가능성이 떨어질 것도 우려했다. 그는 “지진 발생 지역의 지각 활동이 주변 단층으로 번져 나가는 게 확인되고 있다”며 “지진 활동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1822년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여진이 한해 내내 이어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진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일주일 동안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2월12일 일요일 일몰까지 우리의 모든 국내외 대표 사무소에 국기가 게양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