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서프사이드 해안에서 중국 기구가 미군 전투기에 의해 격추돼 추락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로이터 연합뉴스
중국군이 군사 목적으로 고고도 기구(풍선)를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해 온 사실이 일부 확인됐다. 이를 통해 미 공군이 4일 격추한 기구가 군사용임을 단정할 순 없지만, 중국군이 관련 분야 연구를 해왔음은 부정할 수 없게 됐다.
7일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중국 인민해방군 연구소는 지난해 4월 기구를 통해 적의 대공 방어 체계를 시험해 볼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 논문에서 기구는 “적의 방공 시스템의 조기 경보 탐지 및 작전 대응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민해방군이 발행하는 다른 매체도 과거 미국 등 여러 나라가 기구를 어떻게 군사적으로 사용했는지, 기술 격차를 어떻게 좁힐 수 있는지 등을 다뤘다. 이 매체는 “(적의) 지상 기반 대공 방어 시스템이 (아군의) 공중 공격 부대에 가하는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가격이 싼 기구를 활용해 적의 방공 조기 경보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공중 공격 부대를 엄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과학원 산하 항공우주정보연구소도 기구 관련 기사를 게시하거나 사업을 진행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해 4월 ‘새 스파이 기구 모델이 이스라엘 하늘을 방어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중국 소셜미디어인 위챗에 소개했다. 9월에는 ‘성층권 기구 플랫폼’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고, 한 달 뒤에는 최대 1.2t의 무게를 고도 30㎞까지 운반할 수 있는 기구 실험에 성공했다.
미국도 기구를 현대전에 활용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난해 7월 미국 국방예산안(2023 회계연도)을 분석해 미 국방부가 극초음속 미사일 등의 탐지를 위해 고고도 기구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구는 성층권인 18㎞∼27㎞에서 비행하며 극초음속 미사일을 비롯해 순항·탄도 미사일, 항공기, 무인항공기 등을 탐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매체는 기구를 통해 위성이나 항공기 역할을 보완할 수 있고 개발 비용이나 시간도 적게 든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2015년 27억 달러를 들여 ‘스파이 풍선’으로 불린 정찰기 제이렌스(합동지상공격순항미사일방어경보)를 개발하기도 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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