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아디아만, 말라티아, 샨리우르파 등 지진 피해 지역에서 빠져나오는 차량들이 지난 9일(현지시각) O-52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카흐라만마라시/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튀르키예 정부는 대지진 발생 직후 10개 주를 재난지역으로 설정하고 3개월간 비상사태 발생을 선포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하타이와 카흐라만마라시를 비롯해 가지안테프, 아다나, 오스마니예, 디아르바크 등이 그 대상이다.
지난 9일(현지시각) 재난지역을 가로지르는 O-52 고속도로는 양방향 모두 차들로 분주했다. 재난지역에서 나오는 도로는 지진으로 집에서 생활할 수 없는 사람들의 피란 행렬이 이어졌다. 차량 뒷자리를 가득 채운 살림살이와 좁은 공간을 아껴 끼어 앉은 가족들. 그리고 운전하는 가장의 근심 가득한 얼굴까지…. 하루 아침에 생활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작은 차에 그 모든 것들을 욱여넣고 안전을 위해 재난지역을 떠나고 있었다.
반대편 도로, 재난지역으로 향하는 차량에는 구호물품과 생필품들이 가득했다. 특히나 고속도로 휴게소의 주유소마다 기름을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었다. 빈 생수통을 들고 서 있는 사람들도 종종 보였다. 음식과 기름, 담요 등 재난지역에 사는 가족과 친척들에게 전달할 물품들로 가득 채운 차에 올라탄 사람들의 표정에도 피곤함은 묻어났지만 곧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희망이 서려 있었다.
11일 오후(현지시각)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시 외곽의 한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아르쥬 바트(왼쪽)씨가 이웃들에게 약을 설명하고 있다. 의사인 아르쥬 바트씨는 지진으로 인해 약을 구할 수 없는 이웃들에게 무료로 약을 주고 있다. 카흐라만마라시/백소아 기자
양방향으로 분주히 이동하는 사람들 사이, 고속도로 위에 멈춰선 채 고속도로 위에서 이웃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의사인 아르쥬 바트(50)는 주유소 한쪽에 책상을 놓고 약과 의료품을 펼친 채 환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들인 데니즈 바트(17)도 그 곁을 지키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병원도 약국도 제 기능을 잃은 그곳에서 의사인 아르쥬씨는 급하게 약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약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는 이튿날 다른 재난지역으로 향한다는 취재진에게 몇 가지 약을 담아주며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고속도로는 정반대의 목적지를 향하는 사람들이 함께 달리는 길이다. 그렇기에 마주 오는 차량의 표정을 마주할 수 있다. 지진이 삶의 터전을 휩쓸어 간 자리에 살아남은 튀르키예인들이 다시 힘을 내 달리기 시작한다. 각기 달리는 방향은 다르지만 ‘가족과 이웃의 안녕’이라는 목적지는 같았다.
지난 9일(현지시각) 튀르키예 O-52 고속도로의 한 휴게소에 구호물품과 기름통을 가득 실은 차량들이 보이고 있다. 뒷자석과 차 윗까지 짐을 가득 실은 이 차량 행렬은 친척들이 있는 하타이 지역으로 향한다. 카흐라만마라시/백소아 기자
지난 9일(현지시각) 튀르키예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앞에 휘발유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빈 생수통을 들고 서 있다. 카흐라만마라시/백소아 기자
지난 9일(현지시각) 고속도로 한 휴게소에서 사람들이 휘발유를 가득 넣은 생수통을 차에 싣고 있다. 좌석을 뺀 승합차는 작은 이동창고로 변신했다. 이들은 연료와 식량 등을 싣고 피해지역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카흐라만마라시/백소아 기자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아디아만, 말라티아, 샨리우르파 등 지진 피해 지역에서 빠져나오는 차량들이 지난 9일(현지시각) O-52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카흐라만마라시/백소아 기자
9일 낮 튀르키예 중부와 남부를 잇는 고속도로에 자동차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다. 지진 피해 지역에서 탈출하는 차량들과 지진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해 들어가는 차량이 양쪽 차선을 채우고 있다. 카흐라만마라시/백소아 기자
카흐라만마라시/백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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